미국 대형은행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다. 고금리에도 고용과 소비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이날 크레디트스위스 주최 콘퍼런스에서 “6개월 전 예상했던 것보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면서 은행 CEO 커뮤니티에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기조로 더 가도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중견기업의 이익률이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 잘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도 여전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미국은 고용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뿐 아니라 대출 받을 여력도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클 산토마시모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소비 데이터가 여전히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은행 경영진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나타냈다. 솔로몬 CEO는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고객들이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데도 일자리는 늘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서다.

15일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1%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1.9%)를 크게 웃돌면서 침체 우려에도 소비 둔화세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 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자 소비자들이 소비 지출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조엘 나로프 나로프이코노믹스 사장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노동 환경이 안정적일 때 소비 지출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