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AI챗봇, 반도체 킬러 앱 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챗GPT 등 진화하고 있는 AI 산업과 관련해 "AI 챗봇 서비스 분야는 반도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며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는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팟'의 예를 들며 "아이폰의 모태인 아이팟이 처음 출시될 당시 저장 장치로는 하드디스크(HDD)가 사용됐으나 메모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낸드 메모리가 하드디스크를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0년대 초반 출시된 아이팟 클래식(Classic)의 저장 장치는 HDD였다. 2000년대 중후반 출시된 아이팟 나노(Nano)에는 HDD의 466분의 1 크기인 낸드 메모리가 사용돼 휴대성을 강화한 디자인이 가능해졌다.

박 부회장은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이런 흐름 속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반도체는 20년 이상 한국의 수출 1, 2위 품목으로, 산업 종사자도 31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런 만큼 국가 차원에서 강화해야 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 육성,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미래 기술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기업과 학계가 반도체 시제품을 분석하고 양산테스트를 지원할 수 있는 '미니팹'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전세계 반도체 강국들은 연구와 테스트를 위한 300mm 기반 미니 팹을 보유해 반도체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지만 국내는 200mm 기반 미니 팹만 보유하는 실정"이라며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에 미니 팹 성격의 300mm 기반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