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업체인 제테마가 미국 임상에 나선다. 세계 1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다.김재영 제테마 대표(사진)는 26일 “오는 7월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임상은 현지법인을 통해 진행한다. 조만간 제테마USA 설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제테마는 2017년 영국 공중보건원(PHE)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입했다. 보툴리눔 톡신의 유전 서열도 공개했다. 국내 경쟁사들이 기업 비밀을 이유로 균주 서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제테마 균주는 글로벌 제약사인 멀츠 입센 등과 같은 ATCC3502다. 도용 소송 중인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의 균주는 홀A하이퍼다.제테마는 필러 제품 ‘에피티크’의 미국 출시도 준비 중이다. 에피티크는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제테마는 지난해 매출 460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38.4%, 92.1% 증가한 것이다.김 대표는 “보툴리눔 톡신은 살아있는 균이기 때문에 2상과 3상 두 번의 임상을 해야 하지만 의료기기인 필러는 임상 3상만으로 미국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톡신과 필러의 미국 품목허가가 나오는 시기는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미국 현지에 4년 내 필러 공장도 건립할 계획이다. 그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 중에서 미국에 필러 공장을 갖추고 있는 곳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제테마가 미국 현지 필러 생산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전기자극으로 안질환·암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내놓을 겁니다.”김도형 뉴아인 대표(사진)는 “10년 안에 국내 1위 의료기기 회사가 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뉴아인은 전기자극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 개발사다. 2021년 안구건강관리용 기기인 ‘셀리나’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편두통 치료용 전자약 ‘일렉시아’를 선보였다.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가 뉴아인을 세운 것은 2017년이다. 초기엔 뇌졸중 등을 치료하기 위한 전자약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가장 먼저 제품을 선보인 분야는 각막질환이다. 임상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백내장과 라식·라섹 수술을 받는 사람이 늘면서 각막 손상으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백내장 수술은 연간 40만 건, 라식·라섹 수술은 150만 건 이뤄졌다.김 대표는 “각막은 피부보다 신경 밀도가 500배 정도 높은데 자른 뒤엔 재생이 잘 되지 않는다”며 “눈 주변의 신경을 자극해 재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뒤 편두통, 안면신경질환 등으로 치료 대상을 넓혔다”고 했다.전기는 인체 신경계가 신호 전달 등을 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다. 몸속에는 전기신호를 받으면 변하거나 움직이고 영양 물질을 분비하는 단백질이 많다. 전기자극은 활용 방법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한다. 전기로 신경을 재생시키고 혈관 생성을 억제할 수도 있다.국내 전자약 회사 중 가장 많은 임상 및 제품 개발 경험을 갖췄다. 제품 개발 질환군은 8개다. 편두통에 이어 내년에 각막 재생용 전자약을 출시한다.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 이명 치료를 위한 전자약 임상도 본격화할 계획이다.암 치료용 시제품도 개발했다.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추가 자금조달을 한 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말 상장에 나선다. 김 대표는 “신경 전기자극은 어렵고 위험해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며 “전자약 회사가 많지 않은 것은 기술 장벽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글=이지현 기자/사진=이솔 기자 bluesky@hankyung.com
콜레라 백신 세계 1위 기업인 유바이오로직스가 항암 백신, 펩타이드 기반 백신 등 차세대 백신 개발에 나선다.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26일 “면역 증강 기술을 활용해 호흡기세포융합 백신, 대상포진 백신, 펩타이드 백신 등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유바이오로직스는 유니세프를 통해 공공시장에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경쟁사였던 인도 샨타바이오테크닉스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철수하면서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 백신 생산량은 2016년 125만 도스에서 지난해 3000만 도스로 24배 늘었다. 관련 매출도 22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유바이오로직스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콜레라 백신을 ‘캐시카우’로 삼아 장티푸스 백신, 호흡기세포융합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백 대표는 “기존 감염병 백신을 개량하거나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이 있다”고 했다.필리핀 임상 3상을 마친 장티푸스 백신은 2025년 출시될 예정이다. 호흡기세포융합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은 호주 임상을 위해 올해 말 허가신청을 할 계획이다.펩타이드 기반 백신의 개발에도 뛰어든다.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는 소량으로도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고 화학적 제조·변형이 쉬운 장점이 있다. 다만 몸속 효소에 너무 빨리 분해되기 때문에 약효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게 걸림돌이다. 백신이나 치료제로 개발되지 못한 배경이다.백 대표는 “면역세포를 증강시켜주는 기술과 접목해 펩타이드 백신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펩타이드 연구자, 항암 백신 분야 관계자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유바이오로직스는 알츠하이머 예방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백 대표는 “미국 팝바이오텍과 펩타이드 기반 알츠하이머 백신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