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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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미국 주식은 '테슬라'였습니다.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테슬라가 1위에 오르면서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사랑은 식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 6개 종목은 △1위 테슬라 △2위 PROSHARES ULTRAPRO QQQ ETF △3위 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 △4위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ETF △5위 애플 △6위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 입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1~6위 여섯 종목 중 1위 테슬라와 5위 애플 주식을 제외한 네 개 종목은 모두 상장지수펀드(ETF)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도 네 개 ETF 모두 3배 또는 -3배 레버리지ETF라는 점입니다.

거래금액 2위를 차지한 TQQQ는 나스닥100지수 일일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만약 오늘 나스닥100지수가 1% 상승했다면 TQQQ는 3% 상승하며, 나스닥100지수가 2% 하락하는 날에는 TQQQ는 6% 하락하도록 만들어진 ETF입니다.

거래금액 3위인 SQQQ는 나스닥100지수 일일수익률을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ETF입니다. 만약 오늘 나스닥100지수가 1% 상승했다면 SQQQ는 3% 하락하며, 나스닥100지수가 2% 하락하는 날에 SQQQ는 6% 상승하도록 만들어진 ETF입니다.
/ 자료 한국예탁결제원
/ 자료 한국예탁결제원
개별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지수인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상당히 안전한 ETF로 보일 수 있지만, 3배/-3배 레버리지이기 때문에 이러한 ETF에 대한 투자는 꽤나 큰 변동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3배 레버리지 ETF는 한국 증시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미국 증시에서도 최근에는 아예 신규 상장을 허가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인 SEC에서는 2022년 8월 19일부터 파생상품 관련 규정인 ‘18f-4’를 강화해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규정은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에 활용되는 레버리지 제한에 관련 규정인데 미국 상장 ETF의 레버리지를 200%까지로 제한하겠다는 것입니다.

예외적으로 우량한 기업의 우선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에 대해서만 레버리지를 250%까지 허용하겠다고 합니다. 실제로 현재까지 미국 증시에는 3배 또는 -3배 레버리지 ETF는 신규로 상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상장되어 있는 3배 또는 -3배 레버리지ETF는 거래가 가능합니다.

4위와 6위를 차지하고 있는 SOXL과 SOXS ETF는 ICE반도체지수를 추종(2021년 8월 이전에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ICE반도체 지수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AMD, 퀄컴 등 반도체 기업들이 편입되어 있는 지수입니다.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의 서학개미 답게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ETF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서학개미의 또 한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거래금액 상위 10위 중 8개의 종목이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아닌 나스닥(NASDAQ) 시장에 상장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거래금액 7위 엔비디아(NVDA), 8위 구글(GOOGL), 9위 마이크로소프트(MSFT), 10위 루시드그룹(LCID)이 모두 나스닥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4위 SOXL ETF와 6위 SOXS ETF는 NYSE에 상장되어 있긴 하지만, 두 ETF가 반도체 대표 종목들을 편입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나스닥 종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서학개미들은 시장 규모가 더 큰 NYSE보다는 기술주들이 주로 상장되어 있는 나스닥 시장의 주식들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에는 작년에 힘들었던 서학개미들의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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