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싱글몰트 위스키에 취했다"…'술꾼' 김창수의 도전 '완판 행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코틀랜드서 102번 퇴짜 맞아
한국만의 위스키 만들겠다 결심"
제품 출시 때마다 '품절'
"올해 증설…안동소주와 콜라보"
한국만의 위스키 만들겠다 결심"
제품 출시 때마다 '품절'
"올해 증설…안동소주와 콜라보"

‘완판 매직’ 만든 韓 최초 디스틸러
김 대표는 ‘한국인 최초의 위스키 디스틸러(증류주 생산자)’다. 그는 발효기, 증류기 등의 제반 설비를 설계하고 주문·제작해 위스키 원액을 직접 제조한다. 2020년 경기 김포에 세운 김창수위스키증류소는 국내에 단 두 개뿐인 위스키증류소 중 하나다. 나머지 하나는 한국·미국·스코틀랜드인이 주축이 돼 비슷한 시기 문을 연 쓰리소사이어티스증류소다. 한국인 디스틸러가 양조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증류소는 김창수위스키증류소가 유일하다주류업계 시각에서 보자면 그는 혁신가면서 동시에 몽상가다. 고유명사처럼 굳어 버린 ‘스카치 위스키’에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다. 김 대표는 “스코틀랜드가 위스키 시장과 트렌드를 조성한 나라이기 때문에 스카치 위스키가 기준이 되고 있는데, 저는 이걸 ‘스카치 위스키 사대주의’라고 표현한다”며 “잘만 만들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위스키를 충분히 제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편차 큰 한국 기후, K위스키 개성으로
김 대표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첫 위스키 라벨에는 ‘우리나라도 위스키 만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는 2014년 스코틀랜드에 양조 비법을 배우러 갔다가 무려 102번 퇴짜를 맞았다. ‘한국산 위스키’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다.김 대표는 한국의 기후환경이 K위스키만의 개성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기후로 위스키 숙성 속도가 빨라지면서 스코틀랜드산과는 다른 개성의 위스키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수종 참나무로 만든 캐스크로 한국만의 독특한 향을 입힐 수 있다고도 말했다.
위스키를 잘 제조하는 것만큼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김창수위스키 3호 캐스크 276병 중 가장 많은 물량(38병)이 GS리테일에 공급된 이유다. 그는 “우리 제품을 잘 판매해줄 수 있느냐를 고민한 끝에 패키지 제작과 유통방식 등에서 가장 많은 신경을 쓴 곳에 최대 물량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요즘 김 대표의 고민은 ‘확장’이다. 올해 신규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통주의 본향인 경북 안동이 유력 후보지다. 새 증류소가 본궤도에 오르는 2027년께에는 지금보다 10~20배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위스키와 소주 모두 곡물로 제조하는 증류주”라며 “위스키 양조 기술을 활용한 소주도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