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장중 하락세를 보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오며 상승 전환했다. 시장은 Fed의 긴축 의지가 누그러졌다고 봤지만 전문가들은 이날 장 초반 하락세가 FOMC 결과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욕상품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50달러(0.1%) 하락한 1942.80달러에 정규 장 거래를 마감했다. 금 선물은 장중 내내 하락하며 1930달러 선에서 거래됐지만, 장 막판에 제롬 파월 Fed의 장이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단언하자 급격하게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재 195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진=골드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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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는 시장의 예측처럼 2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감행해왔지만 다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으로 인상 속도를 줄였다. 0.25%포인트는 통상적인 금리 인상 폭이다.

중앙은행의 긴축은 금 가격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긴축이 이어질 경우 채권의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Fed가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이 여파를 미치는 시차를 고려해 0.25%포인트 올린 것"이라면서도 "경제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시장의 섣부른 통화완화 기대에 경고장을 내밀었다. 이어 그는 "적절하게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두어차례 추가로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Fed가 연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3월 4.75~5.0%로 최종금리를 기록한 후 11~12월 중 인하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귀금속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금 가격이 서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Fed의 발표 전 금 가격이 하락한 이유를 금 가격이 지난 3개월간 상승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귀금속 전문 매체 킷코닷컴은 "금 가격의 강한 상승 추진력은 유지되고 있다"며 "금 가격은 기술적인 매도 압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