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프리즘] 反시장 편향과 헤어질 결심
지난달 30일부터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의무가 줄어들고 안 써도 되는 자유가 늘었다. 하지만 길거리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게 보인다.

왜 그럴까. 추워서? 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곳과 안 써도 되는 곳을 구분하기 복잡해서? 추위보다는 이 이유가 훨씬 더 클 것 같다. 사무실이나 학교, 대형마트 등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병원이나 약국에선 여전히 착용이 의무화돼 있다. 대형마트라고 하더라도 대형마트 안에 있는 약국이라면 써야 한다. 길거리에선 벗고 다녀도 버스 지하철 택시에선 다시 써야 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선 써야 하는지 벗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순간 ‘아 따지기 귀찮다. 그냥 쓰고 다니자’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사람은 복잡한 상황에 놓이면 일일이 사안을 구분하기보다 과거의 관습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행동경제학에선 이를 ‘현상 유지 편향’이라고 한다. 애덤 스미스가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완벽한 인간을 가정했지만, 인간은 사실 여러 편향에 빠져 있고 주의력이 부족한 존재로 보는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다음의 퀴즈를 풀어보자.

퀴즈 1.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을 합친 가격은 1달러 10센트다. 야구방망이의 가격이 야구공 가격보다 1달러 비싸다. 야구공의 가격은 얼마일까?

퀴즈 2. 메리의 어머니에겐 자녀가 4명 있다. 어린 3명의 이름은 봄, 여름, 가을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아이의 이름은 무엇인가?

퀴즈 1에선 적잖은 사람이 10센트라고 답한다. 야구공 10센트, 야구방망이 1달러, 합쳐서 1달러 10센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주어진 1달러와 10센트를 뇌에서 붙잡고 있어서다. 하지만 야구공이 10센트면 야구방망이는 1달러 10센트이고 합치면 1달러 20센트가 된다. 따라서 정답은 5센트다. 퀴즈 2에서 정답은 메리다. 못 맞혔다면 ‘어린 3명’에게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퀴즈는 저명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함께 쓴 <넛지>에서 인용했다. 만약 독자 중 주의력이 뛰어나서 금방 정답을 맞혔다면 고전파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인간’에 약간 더 가까운 사람이다. 편향을 갖게 되는 것은 인간 자체의 한계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인위적으로 그런 편향을 만들었거나 만들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국에선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자를 여자보다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터무니없지만 수천 년간 이어진 관습이었다.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을 부동산시장 교란 주범으로 보는 것도 만들어진 편향이다. 집은 생활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교환 대상인 재화의 하나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진 집을 두 채 보유한 사람이 외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낮은 집세로 한 채를 빌려주는 구조였으며 순기능도 상당했다. 부동산 공급 실패로 빚어진 실정을 떠넘기려는 반(反)시장 정부의 인위적 왜곡이었다.

노동조합을 ‘언터처블’로 보는 것도 같은 차원의 편향이다. 사용자와의 협상에서 힘을 갖기 위해 생겨난 것이 노조다. 노조는 노동자의 이익단체이지 소비자나 다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노조 가입률은 전체로 봤을 때 14% 안팎에 그친다. 노조와 상의하는 것을 우선 가치로 내세운 것은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낸 사회적 편향일 뿐이다.

정부가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이제는 자유와 시장에 반하는 과거의 편향과 결별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