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국방장관, 마르코스 대통령 면담 마친 뒤 발표
"미국, 필리핀 군기지 4곳 사용권 추가 확보…중국 견제 확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인 필리핀의 군기지 4곳에 대한 사용권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필리핀 양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협상 체결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발표에 앞서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70년 넘게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2014년에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해상안보를 위해 미군 항공기 및 군함을 필리핀 내 기지 5곳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은 필리핀 내 4곳의 공군기지와 1곳의 육군기지에 병력을 순환 배치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대만을 비롯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외에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함정을 배치하는 등 수시로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미국은 중국 견제 차원에서 자국 군대가 필리핀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지 수를 늘리기 위해 필리핀과 EDCA 개정을 논의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군이 4곳의 기지를 추가로 사용하도록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5번째 기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양국이 협상을 통해 필리핀 본섬인 루손섬 북부에 위치한 군기지 2곳과 다른 기지들에 대한 사용 합의를 마쳤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이중 대만과 근접한 루손섬은 중국 견제를 위한 군사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