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인접 주민 대상 추가 설명회…예정 시각 46분 넘겨 끝나
"서울 기피시설 나가라" 마포소각장 고양시 설명회서 항의 빗발
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서울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 2차 설명회에서 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고양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중간중간 설명회가 중단됐고, 항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원래 예정된 시간을 한참 넘겨 끝이 났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고양시 덕양구 한국항공대에서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설명회를 열었다.

시설 후보지로 선정된 마포구 상암동과 인접한 고양시 주민에게 소각장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초안을 설명하는 자리다.

서울시 계획대로 상암동에 소각장을 증설해도 주변 지역의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8일 첫 설명회를 했지만, 고양시의 요청에 따라 다시 한번 설명회를 마련했다.

고양시는 서울시가 정한 1차 설명회 장소가 접근성이 떨어져 주민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며 추가 개최를 요청했다.

시는 사전 신청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하는 대신에 설명회를 서울시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했다.

현장에는 어린이 20여명을 포함해 150여명이 참석했고 유튜브 생중계도 100명 이상이 시청하며 활발하게 질문 댓글을 올렸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설명회장 내부에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주변에는 100여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서울시 기피시설 고양시에서 나가라', '마포소각장 결사반대'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어 보였다.

또한 "조작된 자료다",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데 뭘 이야기한다는 거냐", "그렇게 좋으면 서울시청 앞에 지어라"라고 소리치며 반발했다.

발언권을 얻은 덕운지구의 한 주민은 "(고양시에는) 이미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가 있고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도 들어선다고 하는데 이렇게 유해시설이 많은 곳 (주변)에 소각장을 증설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마포구 입지 평가를 할 때 인접한 고양시 유해시설까지 모두 포함해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서울시는 난지물재생센터 지하화와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현대화 약속을 2년 넘게 지키지 않고 있다"며 "기존 750t 소각장을 2035년에 철거한다는 말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 기피시설 나가라" 마포소각장 고양시 설명회서 항의 빗발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미흡했을 뿐 아니라 입지 선정 과정에 다른 유력 후보지 관계자가 참여하는 등 주관적 평가가 이뤄져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입지선정이나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객관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항의를 이어 나갔다.

발언하겠다는 주민들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는 오전 11시 46분 설명회를 종료했다.

원래 예정된 설명회 시간(1시간)보다 46분 정도 지연된 시간이다.

그러나 고양시 주민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오세훈 시장 사죄하라", "설명회를 다시 개최하라"고 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