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CFO 역할 확장
융자 만기 앞두고 능력 있는 CFO 찾아나서
"사실상 최고혁신책임자 겸 CEO 역할 수행"
세계 곳곳에서 기업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구인난에 시달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로 금리 시대가 지난해 저물며 자본 조달과 예산 할당의 중요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콩 세는 인간(Bean Counter)'으로 등한시됐던 CFO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위급 임원 전문 헤드헌팅업체 스펜서 스튜어트는 26일(현지시간) 올해 CFO 이직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를 휩쓴 인플레이션과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본 조달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돈 빌리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자 기업에선 역량이 뛰어난 CFO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펜서 스튜어트의 유럽지사 CFO인 크리스 건트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역량이 CFO보다 중요하게 여겨졌다"며 "CFO가 위기에 대처하는 리더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이 1년 내내 지속되자 인식이 달라졌다. 인플레이션과 고(高)금리가 장기화하자 CFO를 교체하는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능력 있는 CFO를 데려와 침체를 대비하고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이유에서다.
최근 에오인 통그 마크스펜서 CFO는 어소시에이티드 브리티시 푸드로 이직했고, 줄리 브라운 버버리 그룹 CFO는 제약회사 GSK로 직장을 옮겼다. 글로벌 패션기업 아소스는 새 CFO를 찾고 있다. 훌륭한 CFO를 구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금리인상이란 악조건을 모두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컨설팅업체 콘페리의 레베카 몰렌드 CFO는 "영국 FTSE100에 편입된 기업 CFO의 평균 연령이 52세임을 감안하면 지금 같은 위기를 실제로 겪은 인물은 한 명도 없다"며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임에도 현재 CFO들 앞에는 혁신과 재무 개선 등 CEO에 맞먹는 과제가 쌓여있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CFO엔 '콩 세는 인간(빈 카운터·Bean Counter)'라는 멸칭이 붙기도 했다. 임원들 사이의 은어로, "콩알 하나씩 셀 정도로 꼼꼼하고 치밀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임원과 비교되며 '샌님'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네슬레의 CFO인 프랑코이스 자비에르는 "CFO는 단순한 빈 카운터가 아니다"라며 "침착함을 유지하며 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판단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년 전 저금리 시대에는 무리해서 자금 조달할 필요가 없었지만, 최대치의 기업 대출을 확보해놨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의 유럽·아시아 본부의 CFO인 닉 장기아니도 2021년 기업의 모든 부채를 상환했다. 당시 전문가 대부분이 금리 추세를 낙관했다. 하지만 장기아니 CFO는 금리 상승기가 도래할 거라고 예측하고 위험을 모두 제거하려 부채를 즉각 상환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가 찾아와도 코카콜라는 느긋하게 이를 바라봤다.
올해도 CFO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리파이낸싱(재융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이 줄을 서고 있어서다. 다른 기업이 이자에 허덕이는 사이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도 자본 조달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업체 알릭스 파트너스의 에스벤 크리스텐슨 이사는 "올해 기업 성과의 척도는 수익성에서 현금 유동성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CFO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조업체들이 직영 장례식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사망자가 급격히 불어날 때를 대비해 관련 사업을 수직계열화하는 전략이다.2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교원라이프, 대명스테이션 등 국내 주요 상조업체가 장례식장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주로 인구가 많고 교통이 좋은 대도시 장례식장과 병원 장례식장이 공략 대상이다.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는 경기 김포, 인천, 세종 등 15곳에 직영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경기 의정부, 부산, 경남 창원 등에 13곳의 장례식장을 보유했다. 교원라이프의 직영 장례식장은 서울 영등포, 경기 평택, 충남 아산 등 7곳에 있으며 대명스테이션 장례식장은 2곳이다.이 업체들은 장례식장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프리드라이프는 작년에만 충남 논산, 경북 포항, 부산, 경남 양산 등 4곳에 직영 장례식장을 열었다. 매년 전국에 3~5곳씩 장례식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업계 3위 교원라이프는 7곳인 직영 장례식장을 중장기적으로 25곳까지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장례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휴먼스를 비롯한 28개 기업, 27개 요양병원 등 총 193개 기관과 제휴를 맺었다.상조업계가 장례식장 확보에 총력을 쏟는 것은 고령화 시대에 장례식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35만 명을 기록한 사망자는 2030년 41만 명, 2070년 7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례식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주민 반대로 신규 장례식장을 설치하기는 쉽지 않다.장례식장이 관련 사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도 상조 업체의 관심이 커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조
한국은 만성적인 요양시설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요양 수요가 몰리지만 갖가지 이유로 관련 시설을 건립하기 힘들어서다.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데이케어센터(주야간 보호센터)와 요양원 등 요양시설의 입소 정원은 36만8000명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인정받은 사람 114만7000여 명의 3분의 1만 요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410만6000명을 기록한 75세 후기 고령인구와 비교하면 이용 가능 인구 비율은 10분의 1로 떨어진다.요양시설 공급이 부족해진 것은 수도권의 높은 임대료와 땅값, 비현실적 규제, 데이케어센터를 혐오 시설로 보는 지역이기주의가 맞물렸기 때문이다.노인복지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요양원은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기요양등급 1~2등급 수준 노인이 입소해 24시간 돌봄을 받는 곳이다.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해야 한다. 노인이 사실상 거주하는 주거시설이기 때문에 운영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에 요양원을 세우기 힘들게 하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임대 운영이 가능한 데이케어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설 수준과 관계없이 데이케어센터는 이용자의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동일한 보험급여를 받는다. 고령 인구가 밀집해 수요가 많은 대도시처럼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선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노인요양시설을 기피 시설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공급 확대를 막는 걸림돌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준공 기준 20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데이케어센터나 중증 노인을 위한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국민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린다. 기준금리가 인하된 데다 금융당국이 압박하자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5조원가량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 부담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본지 2월 28일자 A1, 3면 참조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4일부터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인하 폭은 최대 0.2%포인트 정도로 관측된다. 국민은행도 3일 5년 만기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8%포인트 내릴 방침이다. 가산금리 조정은 아니지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분을 최대한 빨리 대출금리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은행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는 상충된 요구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원가량 늘어났다.장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