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건 '금고지기'가 잘 알아" 진술…검찰, 곧 구속영장 청구
金측, 영장실질심사 포기…19일 저녁께 영장 발부 여부 결정될 듯


쌍방울 그룹의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이틀째 검찰 조사를 받은 김성태 전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틀째 검찰조사 김성태 "비자금 조성 안해"…횡령·배임 부인
김 전 회장은 18일 오전 10시부터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 조사실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계열사 간에 필요에 따라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했는데, 그 과정에 절차나 법리상 잘못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 돈을 빼돌린 것은 없다"며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 변호인은 "김 전 회장이 기본적으로 회사 자금의 큰 틀은 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쌍방울 그룹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가 잘 알고 있다"며 "김 전 회장은 위법적인 부분이 있다면 처벌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재경총괄본부장 김씨는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며 회사의 재무 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말 해외도피 중 태국에서 검거된 뒤 현지에서 송환거부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날 김 전 회장에게 대북송금 의혹도 추궁했다.

김 전 회장은 '회삿돈이 아닌 개인 돈'이라고 주장하며 이 역시 부인했다.

검찰은 체포 시한(48시간 이내)을 고려해 늦어도 이날인 19일 오전 2시 전에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성실히 검찰 조사를 받겠다'며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하기로 했다.

피의자가 실질 심사에 불출석하면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기록을 검토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의 판단은 19일 저녁 또는 20일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이틀째 검찰조사 김성태 "비자금 조성 안해"…횡령·배임 부인
김 전 회장은 쌍방울 현 재무 담당 부장 A씨에게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 전환사채 관련 권리를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자신의 지분으로 변경하게 하는 등 4천500억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이 없다"는 등의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더불어 대북 송금 의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이달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체포된 그는 이틀만인 12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뒤 지난 17일 오전 8시 20분께 입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