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대 소음 50㏈ 넘어…악취·습기 피해 등은 연관성 입증 안 돼
"새벽 홍어 하차작업 소음 너무해" 법원, 업체 책임 일부 인정
전남 나주 홍어의 거리 인근에 사는 주민이 업체의 새벽 홍어 작업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해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2-3부(김영아 김성흠 김효진 부장판사)는 주민 A씨가 홍어 가공 판매업자 B씨와 C씨를 상대로 낸 소음방해금지 등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A씨가 청구한 손해배상금 3천만원(수리비 2천만원, 위자료 1천만원) 중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A씨는 20여년 전부터 나주 홍어의 거리 일대 주택에 거주했다.

그는 옆집인 홍어 업체에서 새벽 3시께부터 하차 작업을 하면서 홍어를 분리하기 위해 바닥에 내려칠 때마다 소음 진동이 발생하고 홍어 냉동고 실외기 3대가 24시간 가동돼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또, 홍어를 삭히거나 보관하는 장소가 A씨 집과 맞닿아 집에 습기와 곰팡이가 생기고 악취가 지속됐으며 실외기 진동으로 인해 균열까지 발생했다고 했다.

A씨는 주택 하자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고 스트레스·수면 부족에 시달렸다며 손해배상과 심야 기계 작동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새벽 홍어 하차작업 소음 너무해" 법원, 업체 책임 일부 인정
1심 법원은 A씨 청구를 기각했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A씨의 항의를 받고 실외기를 이동하고 차단벽을 설치했다.

홍어 하차와 보관도 건물에서 떨어진 신축 작업장에서 주로 하는 것으로 보이고 일대에 홍어 판매장이 밀집해 악취가 온전히 피고들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감정 결과 새벽 작업으로 인한 소음이 수인한도(피해를 서로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봤다.

감정인이 오전 5∼7시 A씨 집 안방에서 창문을 열고 소음을 측정한 결과 최고 소음도 53.5㏈, 평균 소음도 51.3㏈로 생활 소음 규제 기준(사업장 동일 건물 45㏈ 이하·기타 건물 50㏈ 이하)을 초과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들의 하차 작업 시 발생하는 소음이 A씨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가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들이 3년 먼저 입주했고 다른 홍어 판매점들도 밀집한 사정을 고려해 위자료를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들이 실외기 소음 방지조치를 한 점, 주택 하자의 경우 홍어 작업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 다른 청구는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