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찬회동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찬회동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의원은 17일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가 해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나 전 의원의 주장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저에 대한 해임은 분명 최종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린 결정이겠지만,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자신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그룹과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갔다.

나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윤석열 정부를 지켜야 한다"며 "선공후사,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치해온 나경원은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기 위해 대구 동화사로 간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정오께 대구 동화사를 찾아 점심 공양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 해임은 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이에 나 전 의원에겐 사실상 당대표 출마 카드만 남은 상태다. 친윤계 의원들의 불출마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나 전 의원은 출마를 결심했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우리는 오늘만 살 수도 없고 내일만 기다릴 수도 없다. 영원히 사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은 윤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설 연휴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