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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는 지금
[마켓PRO] 코스피 2400 터치?…주식 대신 금·엔화에 눈돌린 슈퍼리치
계묘년이 시작된 직후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한국 주식 투자를 꺼려했던 외국인들이 돌아온 데다 금리 인상이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다시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지난 16일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장중 탈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채권 투자에 열을 올리던 투자자들에게 고민거리가 생긴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3년 주식시장을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일제히 올 상반기까진 주식을 투자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는데, 이번에도 전문가들의 분석이 틀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 것이죠. 주식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는 것인지, 반짝 1월 랠리인지 초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향후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연초 주식시장이 조금씩 달아오르는 분위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연준의 의도와 다르게 주식 시장은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이 흐름이 진짜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기 위해 고민이 깊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슈퍼리치들은 지금 시장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주식시장이 조금씩 상승하면서 '관심'을 갖는 고객들은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성급하게 추격매수를 하진 않습니다. 지금 정도의 수익률을 포기하더라도 안전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는거죠. 발행어음 연 5%짜리에 자금이 파킹돼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수익률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연 5%의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 이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채권에만 집중하고 있으신가 봅니다
"네 시장 금리가 줄줄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채권에 투자할 때라고 보고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채권이 시장에 나타나지 않아서 문제지 장기채 등 나오기만 하면 사들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주식 투자를 재개한 분들은 없나요?
"아주 일부 있습니다. 이분들 표현에 의하면 '썰어서 투자한다'는 얘길하는데 아주 소액으로 우량 성장주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수익률을 위해서라기보단 기존에 우량성장주가 포트폴리오에 장착돼있기 때문에 평단을 낮추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죠. 삼성전자, 네이버, 아마존 등이 매수 대상입니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금 투자에 관심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도 하던데요
"네 환율이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금 투자를 시작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미 조금 오른 상태지만 5~10% 정도 상승폭이 남아있다고 보고 금 ETF를 소액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환투자는 매력이 떨어진 상태인가요?
"원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떨어지면 다시 달러를 사겠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정도를 바닥으로 보는거죠. 대신 엔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습니다. 자녀분들 몫까지 온가족이 엔화에 투자에 나선 분도 있습니다"

▶향후 주식 시장에서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을까요
"미 연준과 우리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확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중국 역시 코로나 종식이 요원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죠. 문제는 작년 4분기 기업들의 실적입니다.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얼만큼 나쁘냐가 관건입니다. 이 결과에 따라 주식시장의 단기 방향성이 정해질 수 있습니다"

▶인플레 우려는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봐야 하나요?
"주식시장이 중앙은행의 의도보다 빠르게 반등할 경우 원하는 만큼 물가를 잡기 어려워질 겁니다. 미국 실업률이 역대급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 시장이 다시 뜨거워진다면 연준도 생각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원래 기대하던 주식시장의 반등 시점이 조금 미뤄질 수도 있겠죠. 슈퍼리치들의 지금 일어나고 있는 반짝 반등을 경계하며 '안전모드'로 투자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