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이어 미국과 독일에서도 일부 전기차 판매가를 대폭 인하했다. 위축된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6~20% 인하했다. 미국에서 모델Y 롱레인지를 구매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포함해 기존 대비 31%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독일에선 모델3 세단, 모델Y 크로스오버의 가격이 1~17% 인하된다.

테슬라가 할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전기차 수요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최근 테슬라는 경기침체, 경쟁 심화 등의 악재에 맞닥뜨리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가 인도한 차량 수는 130만 대로 생산량(약 140만 대)을 밑돌았다. 테슬라 차량 10만여대는 판매되지 못한 채 재고가 됐다는 얘기다. 작년 4분기 인도량은 40만5278대로 분기 기준 가장 많았지만 월가 전망치(42~43만대)를 충족하진 못했다.

테슬라는 이달 초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도 큰 폭의 할인을 단행했다. 지난해 10월에 이은 두 번째 가격 인하였다. 중국산 모델3·모델Y 모든 버전의 가격이 작년 9월 대비 13~24% 내려갔다. 로이터통신은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는 전기차 수요를 높이며 비야디 등 중국 경쟁사에 대한 압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최근 한국과 일본, 호주, 싱가포르에서도 전기차 가격을 내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격 인하를 예고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금리 급등이 업계 전반의 전망을 바꿨다"면서 "테슬라가 매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는 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