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년 우정바이오 대표 “민간 최초 바이오클러스터, 한국판 모더나 탄생 기대”
우정바이오 바이오클러스터가 한국 바이오업계의 랜드마크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지식이 모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한국판 모더나가 탄생할 거라고 믿는다.”

천병년 우정바이오 대표는 12일 “바이오클러스터 안에 랩클라우드(LAB CLOUD)를 만들었으며, 멤버십을 원하는 모든 바이오 스타트업에 열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정바이오는 지난해 9월 30일 국내 최초로 민간 주도 바이오클러스터를 열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 테크노밸리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면적 1890평, 연면적 7016평에 지상 15층, 지하 6층 규모로 지어졌다. 비임상 연구센터부터 기초과학 연구 분석센터, 컨퍼런스룸 및 회의실, 공유오피스, 카페테리아, 우정바이오 본사로 구성돼 있다.

천 대표는 “신약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가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바이오클러스터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랩클라우드다. 랩클라우드는 우정바이오에서 만든 브랜드다. 바이오클러스터 10~12층에 있으며,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바이오 공유 오피스다.

바이오회사는 설립 초기 연구소와 사무실을 차리는데 최소 5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필요하다. 아이템이 좋아도 외부에서 투자를 받지 않으면 시작하기 어려운 구조다. 우정바이오 랩클라우드는 연구소 설립 비용보다 훨씬 적은 이용료를 내면 신약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 랩클라우드 멤버십은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몸만 오면 신약 개발이 가능한 곳이다.

동등성 검증, 시험 간의 재현성 등 시험물질 특성에 맞는 맞춤 분석 서비스 제공, 각종 유기화합물의 정성 및 고차원적인 분자구조해석, 물질의 약리 특성평가, 신약 후보물질의 초기 안전성 평가, 항암후보물질 평가, 세포치료제 분포 확인 등 장소의 제약, 가격, 유지 관리의 어려움으로 구비하기 힘든 수백 개의 고가 분석장비가 최신형으로 갖춰져 있다.

우정바이오 랩클라우드와 비슷한 곳이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클러스터 랩센트럴(Lab Central)이다. 천 대표는 “보스턴 랩센트럴은 미국 메사추세츠 주정부 주도로 만들어졌다. 30여 개의 바이오회사들이 모여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설을 제공받고 있다”며 “수많은 바이오회사가 랩센트럴에서 시작해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글로벌 회사로 올라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바이오클러스터가 있다. 다만 원한다고 다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며 “반면 랩클라우드는 어떤 바이오회사든 원하면 올 수 있는 곳이다”고 했다. 현재 12개 업체가 입주를 완료했다.

특히 랩클라우드는 시설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바이오에 특화된 자문 변호사, 신약 개발 전문가의 멘토링도 연결해 준다. 신약 연구개발(R&D)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 시행착오를 겪어 시간 낭비를 하지 않도록 도움을 줌으로써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랩클라우드를 통한 수익은 투자와 공동개발에서 낼 계획이다. 천 대표는 “단기적으로 랩클라우드 이용료가 수익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유망한 물질을 조기에 발굴해 전략적인 투자를 하고, 공동 신약개발을 하는 게 목표다”고 했다.

천 대표는 미국 보스턴처럼 한국 바이오의 랜드마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가 만들어지면 그 주변으로 인프라가 구축되고 많은 산업들이 집약되는 것처럼 바이오클러스터도 마찬가지다”며 “우정바이오 바이오클러스터에는 신약개발과 관련된 모든 것이 있다. 이곳에 바이오 전문가들이 모여 교류하게 되면 많은 신뢰성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정바이오가 바이오업계의 비즈니스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정보가 모이는 터전을 마련한 것”이라며 “결국 지식이 모이면 좋은 성과가 나오는 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한국판 모더나가 탄생할 거라고 기대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