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파산' 보이저 인수 청신호…고개드는 비트코인? [코인 스캐너]
미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훈풍을 타고 있다. 간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재차 드러냈지만 위험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약 한 달 만에 1만7000달러 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미니와 제네시스,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을 둘러싼 공방이 첨예해지고 있는 와중에도 혼란한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볼 만한 징후들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낸스는 파산한 보이저디지털 인수 절차에 청신호가 켜졌다.

11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만7486달러로 24시간 전보다 1.58% 올랐다.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1.05% 오른 1339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리플(XRP·0.13%) 에이다(ADA·1.37%) 도지코인(DOGE·1.36%) 폴리곤(MATIC·1.24%)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최근 솔라나 기반 '밈 코인' 봉크의 폭등을 타고 동반 급등했던 솔라나(SOL)는 1.65% 내린 16.15달러에 거래됐다.

간밤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파월 의장의 연설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코인 시장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있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데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며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금리 인상 정책은 계속돼야 한다'는 메시지였지만, 더 강력한 발언이 나올세라 우려했던 시장에는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이날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코인 강세론자들이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한 이슈들도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파산보호 절차가 진행중인 암호화폐 대출업체 보이저디지털을 바이낸스US가 약 1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에도 진전이 생겼다.

미국 뉴욕 남부 파산법원의 마이클 와일즈 판사는 10일 공판에서 보이저 매각 제안을 조건부 허가했다. 와일즈 판사는 자신이 완전히 허가하기 전에 양측 변호사가 매각안을 다시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 매각안은 오는 3월 한 차례 더 심리를 거쳐야 하며 보이저 채권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앞서 보이저는 FTX에 약 14억달러에 인수될 예정이었으나 FTX 파산 사태로 무산됐다. 바이낸스는 이후 작년 12월 입찰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며 인수 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전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950명을 또 한 차례 해고하기로 한 소식도 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였다. 비트코인 강세론자로 알려진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CNBC에서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적잖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암호화폐 시장이 이전에는 없던 규제 역풍을 맞고 있지만, 깨끗한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업계를 회복하고 재건할 시간은 충분하다. 암호화폐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