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논쟁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팬데믹 기간 의사들과 힘을 합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중단해왔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이날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정문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정부가 필수의료 붕괴 해결책으로 내세운 의대 정원 확대가 보건의료 인프라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전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 의대 인력 확충 등에 대해 신속히 의료계와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과거와 많이 다르다”며 “조속히 (의대 정원 확대 등) 논의를 시작해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에선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올해 1월 정부와 의사협회 간 논의를 시작한 뒤 4월께 결론을 내려 내년 신입생부터 정원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국내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18년간 3058명에서 늘어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10년간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 4000명을 추가 배출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정부와 의료계는 이를 논의하기 위한 의정협의체를 꾸리는 데 합의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