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묵시적 청탁만으로 배임수재 인정…'사실 보도'라도 부정 청탁 대가성 없어도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57) 씨와 기자들의 돈 거래 사실이 드러나면서 단순히 사인 간의 채무 관계가 아닌 위법 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씨와 돈거래 한 언론인들이 이를 대가로 대장동 일당에 우호적인 기사를 작성했거나 이들에게 불리한 기사 작성을 막은 정황이 있다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해고된 한겨레신문 간부 기자 A씨는 2019∼2020년 김씨에게 총 9억원을 받았다.
아파트 청약을 고민하던 차에 2019년 5월 김씨에게 3억원(선이자 1천만원을 떼고 2억9천만원)을 비롯해 총 9억원을 수표로 빌렸다는 게 A씨가 회사 측에 밝힌 설명이다.
이 가운데 2억원은 갚았고 나머지 원금과 이자도 갚겠다는 뜻을 김씨 측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법조계 출입을 같이하며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가성 없는 동료 기자 간 단순한 금전 거래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대장동 의혹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인 2021년 8월까지 머니투데이 기자로 근무했다.
검찰은 일단 A씨가 받은 금액의 규모가 통상 사인 간의 차용 수준을 벗어난데다 2021년 하반기부터 김씨에게 대장동 비리 의혹이라는 리스크가 생긴 만큼 금전 거래에 대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A씨는 금전 거래가 이뤄진 시기엔 정치사회 부에디터·이슈 부국장을 지냈고, 2021년 2월부터는 사회부장,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그해 9월엔 편집국 신문총괄직을 맡았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A씨가 김씨에게서 기사와 관련한 명시적·묵시적 청탁을 받고 일선 취재 기자에게 대장동 일당에 유리한 기사를 쓰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을 경우 형법상 배임수재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때에 적용된다.
더 나아가 대장동 일당과 연관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에 유리한 기사를 썼을 때도 같은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금전 거래 시기와 A씨가 대장동 관련 기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신문총괄직에 있던 시기에 2년 정도 시차가 있어 대가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A씨가 후배 기자들의 대장동 사건 관련 기사 작성에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하려면 당사자 조사는 물론 언론사 사무실과 기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관련 판례도 있다.
2021년 대법원은 기자들이 홍보성 기사를 작성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신문사 계좌로 돈을 받은 행위가 배임수재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부정한 청탁은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충분하다.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으로 이뤄지더라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도의 대상이 되는 자가 기자에게 소위 '유료 기사' 게재를 청탁하는 행위는 언론 보도의 공정성 및 객관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므로, 배임수재죄의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며 설령 기사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더라도 언론 보도를 금전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은 이상 그 자체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봤다.
배임수재죄의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금품을 제공한 사람 역시 배임증재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씨와 A씨는 차용증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진위에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김씨의 요청으로 A씨에게 전달할 3억원을 마련한 남욱 씨는 2021년 검찰 조사에서 "2021년 9월 초순 김만배와 얘기할 당시 '(A씨와) 최근에 대여약정서 써놨다'고 말을 했다"며 "소위 '가라'(가짜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대여약정서를 만들어놨다는 말"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통상의 이율에 맞는 적정한 이자가 실제 지급됐는지, 상환 기한을 명시했는지 등을 따져 차용증의 신빙성을 가릴 전망이다.
거래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A씨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공직자, 언론인 등이 동일인에게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합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거나 요구하면 성립한다.
마포구(구청장 박강수)가 전국 및 서울시 평균을 크게 웃도는 출산율 증가세를 보이며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임신부터 출산, 양육까지 전 과정에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 결과 출생아 수가 크게 늘어나 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마포구는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 출생·사망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출생아 수가 1778명으로 전년(1571명)보다 207명 늘어 1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국 평균(3.6%)과 서울시 평균(5.4%)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마포구가 출산율 증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마포구는 출생아 수가 늘어난 비결로 지난해 개소한 ‘햇빛센터’와 비혼모 지원 센터인 ‘처끝센터’를 손꼽았다. 햇빛센터는 임신 준비부터 산후조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난임 부부 지원, 임산부 건강 관리, 산전·산후 우울증 예방, 출산 가정 방문 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마포구의 난임 부부 의료비 지원 건수는 2023년 1353건에서 지난해 2639건으로 95% 증가했다.또, 출산 가정을 대상으로 한 정신 건강 검사(1837명) 및 고위험군 집중 관리, 출생아 1인당 100만 원 바우처 지원(2999건) 등을 통해 출산·육아 부담을 완화했다.마포구는 비혼모 지원을 위한 ‘처끝센터’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전문 간호사가 임산부 등록 및 건강 관리, 정신건강 상담, 의료비 지원 등을 제공하며, 출산 후에는 아동양육비, 교육비 지원과 함께 직업교육, 공공임대주택 지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돕고 있다.
신축 아파트 입주민이 사전 점검에서 하자 보수를 신청했다가 욕설을 들은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부산의 한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지난 2월 중순 입주 전 점검을 위해 집을 방문했다.새로 지은 아파트이지만 곳곳이 하자투성이였다. 욕조 내부에는 쓰레기가 들어있고 바닥 실리콘은 다 떨어진 상태였다. 벽도 파손되어 있었다.A씨는 바닥 수평이 맞지 않아 물건이 굴러가는 문제를 발견해 '하자를 고쳐주지 않으면 입주하지 않겠다'는 글과 함께 보수를 신청했다. A씨가 지적한 하자는 이달 1일 다시 방문했을 때도 그대로였다. 벽에는 '영끌해서 들어오다 보니 화났다', 'ㅋㅋ 못 배운 집주인. 무너져라', '고쳐주기 X 같은 말투', '지X X병을 하네. 머저리X' 등의 폭언과 욕설이 적혀 있었다.A 씨는 "관리소장, 보수팀 등 관계자들이 사과했지만 이곳을 드나드는 업체와 직원이 많아 범인을 특정할 수 없다고 들었다"며 "기분 좋게 입주하고 싶었는데 이런 일을 겪어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실수로 버려진 거액의 현금이 환경미화원들의 도움으로 주인에게 되돌아갔다. 이들은 '아들의 수술비'라는 다급한 요청에 24톤(t)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를 파헤쳤다.5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10시께 세종시청 자원순환과 강현규 주무관은 시내 한 아파트에 사는 60대 여성 A씨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A씨는 "아들 병원비로 쓸 돈 26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 쓰레기 자동 집하시설(크린넷)에 투입했다"고 시청에 도움을 요청했다.강 주무관은 크린넷에 투입된 쓰레기는 폐기물 집하장으로 이송돼 매립된다는 사실을 떠올려 즉각 폐기물 집하장에 연락해 쓰레기 반출을 중단하라고 했다.이어 폐기물 집하장으로 이동한 A씨는 24t 컨테이너 상자 안에 압축된 쓰레기 더미를 보고 돈을 찾는 것을 포기하려 했다.그러나 이 돈이 A씨 아들의 수술비라는 말에 환경미화원들은 쓰레기가 담긴 컨테이너 상자를 넓은 공터로 옮긴 뒤 바닥에 쓰레기를 쏟아, 일일이 찾기 시작했다.크린넷이 높은 압력으로 쓰레기봉투를 빨아들여 봉투 대부분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 있거나, 내용물들도 사방팔방 흩어져 있었다.그러던 중 한 환경미화원이 5만원짜리 지폐 한장을 발견, 그 옆에서 또 다른 환경미화원이 1만원권 지폐 서너장을 발견했다.이후 약 8시간 만에 쓰레기 더미에서 1828만원의 현금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현금은 이미 찢어져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등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얼어붙은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준 세종시 환경미화원들의 미담은 A씨가 시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A씨는 글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보고 돈을 찾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