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들 수 있다는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이 1만7000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이 1만7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 17일 이후 처음이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30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3% 상승한 1만7168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2.3% 오른 1291달러에 손바뀜했다.

지난 6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올랐다. 일자리는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고, 실업률은 예상보다 더 떨어졌다는 다른 세부 지표보다 임금 상승 속도가 시장 전망치보다 더 느렸다는 데 투자자들은 더 주목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뉴욕증시는 새해 들어 첫 상승 랠리를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 증시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이 반등세를 보였지만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평가다. 포브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지정학 전문가인 피터 자이한은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마이너스 영역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이한은 "비트코인은 저장 가치가 없으며 화폐처럼 교환 매개 수단이라고 할 수도 없다"며 "전 세계가 탈탄소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가치는 제로(0)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도 최근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세대가 비트코인을 어떻게 바라볼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반짝인기를 누리고 사라질 수 있는 비트코인보다 최소한 현물 가치는 유지되는 금 투자가 현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