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가 결성한 노조 "성탄절 선물로 생일선물 갈음하지 마세요"
"우리도 생일파티와 선물을"…아르헨 '염소자리 노조'의 울분
"우리에게도 제대로 된 생일 파티, 생일 케이크 그리고 적어도 생일 선물 2개를 달라", "월드컵 세계 챔피언도 '염소자리의 불운'을 피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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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친척들도 오지 않는 생일 파티와 생일선물 때문에 12월 22일에서 1월 20일 사이에 태어난 서양 별자리로 염소자리 태생인 사람들이 결성한 '염소자리 노조'에 대해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 페르필이 7일(현지시간) 자세히 보도했다.

농담 같아 보이지만, '염소자리 노조'를 따르는 9만 명이 넘는 소셜미디어(SNS) 팔로워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인 성탄절과 새해, 그리고 여름 바캉스가 시작되는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생일파티'를 연다는 것은 크나큰 도전이다.

아무도 안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탄절 선물과 생일 선물을 구분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한 개로 대신하고 만다.

제대로 된 생일 케이크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대충 아무 빵에나 촛불을 올려놓고 어물쩍 넘어간다.

이러한 이유로 '염소자리 노조 조합원'들은 적어도 생일에 생일 케이크 하나와 생일선물 2개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는 조합에 가입했다.

"우리도 생일파티와 선물을"…아르헨 '염소자리 노조'의 울분
염소자리 노조 SNS에서는 생일날 혼자 쓸쓸하게 생일을 보내는 조합원들의 사진이 가끔 올라온다.

그중 눈에 띄는 사진은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곤살로 몬티엘 선수의 생일 사진이다.

몬티엘은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4번째 키커로 나와 골을 넣으면서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3번째 우승을 안겨준 선수다.

월드컵 우승 주역도 염소자리의 불운을 비켜나갈 수 없었는지 그의 생일인 지난 1일 생일 케이크 같지 않은 빵에 촛불을 켜고 혼자 쓸쓸히 앉아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그의 생일은 염소자리 중에서도 가장 불행하다는 12월 24, 25, 31일 그리고 1월 1일 태생 그룹에 속한다.

염소자리 노조는 코로나19 사태 전에 특정 날짜를 정해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대규모 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 파티에는 1천 명이 넘는 노조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10년 전 염소자리 노조를 결성한 아르헨티나 유명 만화가 하비에르 로드리게스는 "예수님이 가장 유명한 염소자리 태생이라고 해서 성탄절 선물로 생일 선물을 갈음할 수는 없다.

그래서 생일선물 2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염소자리 노조원들의 가장 큰 희망은 적어도 10여 명이 모여 다른 별자리 태생처럼 제대로 된 생일 파티를 열고 생일 선물을 받는 것이라고 페르필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