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141%·식용유 20%↑…"10만원으론 카트 반의 반도 못 채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장바구니 물가 또 들썩
신선·가공식품 안 오른 게 없어
대형마트 PB마저 인상대열 합류
외식물가도 '껑충'…김밥 3100원
자영업자 "가격 많이 올렸어도
식자재값 더 올라 남는 게 없다"
신선·가공식품 안 오른 게 없어
대형마트 PB마저 인상대열 합류
외식물가도 '껑충'…김밥 3100원
자영업자 "가격 많이 올렸어도
식자재값 더 올라 남는 게 없다"
씀씀이 줄이는 주부들
종가집 포기김치(1.9㎏), 해표 포도씨유(900mL), 서울우유 흰우유(1L), 샘표 양조간장(1.7L), 스팸클래식(200g) 3개, 백오이 4개, 금산딸기(500g), 자연주의 동물복지 유정란(25알)을 넣고 계산하니 영수증에 10만5220원이 찍혔다. 마지막으로 집은 1만9287원짜리 한돈 삼겹살(739g)은 장바구니에서 빼야 했다.
1년 전 이들 품목의 총금액을 살펴봤더니 9만6456원이었다. 1년 만에 동일 품목 가격이 9.1% 뛴 것이다. 오이(53.8%), 달걀(20.4%), 포도씨유(18.6%), 포기김치(17.5%), 스팸(16.0%)이 특히 비싸졌다. 이곳에서 만난 계산원 김모씨는 “요즘 카트를 꽉 채워 계산하려는 고객은 보기 힘들다”며 “계산대에 올리는 물건은 대개 10개 남짓”이라고 말했다.
한파·제조비용 급등 ‘이중타격’
신선식품은 작년 말부터 급등 추세다. 이상 한파로 인한 작황 부진이 1차로 영향을 준 데 이어 연초엔 설 연휴(21~24일) 수요 확대 요인이 더해졌다.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양파(141.4%), 부추(75.6%), 상추(67.0%) 등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가공식품도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가격 인상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라면, 커피, 식용유, 포기김치, 통조림햄, 탄산음료, 우유, 과자 등 업계 전반이 가격을 올렸다. 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인상으로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금으로선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많지 않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요가 몰리는 설을 앞두고 있어 신선식품 가격은 설까지 계속 오를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라고 했다.
외식가격도 오름세
신선식품과 가공식품뿐 아니라 외식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100원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2769원이었지만, 1년 만에 11.9% 상승했다. 냉면 한 그릇은 이미 1만원을 돌파했다. 비빔밥도 한 그릇에 9923원으로 조만간 1만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붕어빵 4마리 1000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겨울 대표 길거리 간식 붕어빵은 1개에 1000원 하는 곳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최근 1년간 가격을 많이 올렸어도 식자재 가격 인상폭이 더 커 손에 남는 게 별로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손님 줄어들 각오를 하고 모든 메뉴를 1000원씩 인상했다”며 “가격을 올렸다고 마진이 커지는 것도 아니고 경기가 안 좋아 그런지 가게도 한가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경제/양지윤 기자 hankyung@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