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 대륙 일부 지역에 체감 기온 영하 50도가 넘는 기록적인 한파가 닥쳤다. 이번 혹한의 원인은 '극소용돌이'인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북극에서 내려온 차갑고 건조한 대기가 미국까지 내려오면서 전날 체감기온이 시카고 영하 53도, 테네시주 멤피스가 영하 54도 등으로 강하했다.

이번 한파는 눈보라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돼 크리스마스부터 신년까지 이어지는 여행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항공편 결항이 잇따르는 등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이 같은 강력한 한파가 닥친 이유는 북극 주변을 맴도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극소용돌이'가 남하했기 때문이다.

북극 극소용돌이는 북극에 햇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겨울철에 가장 차가워진다. 일반적으로 대류권 상층부에서 부는 강한 편서풍인 제트기류에 갇혀 겨울에도 남하하지 못하고 북극 주변에 머물기 마련이다.

그러나 제트기류가 약화해 아래로 늘어지면, 제트기류를 따라 극소용돌이가 함께 경로를 이탈해 남하하면서 미 대륙 등에 혹한이 닥치게 된다.

이처럼 북극에 있어야 할 극소용돌이의 이동이 가속할 경우 극소용돌이의 차가운 공기에 노출된 지역에서는 수 시간 안에 기온이 수십 도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극소용돌이가 제자리로 돌아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이어져 최대 수 주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과학계에서 일치된 의견은 아직 도출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과학자는 북극의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엑서터 대학의 연구원들은 2020년 네이처 기후변화 저널에 실은 논문에서 1990∼2000년대에 관측된 차가운 극단과 제트기류 파형 등 기후 관련 측정값의 단기 추세가 지난 10년간 일관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제트기류와 극소용돌이를 교란하는 북극 기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또 다른 가설도 영국에서 나온 상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