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기술로 공간의 제약 사라져"
“달 탐사 우주선에서 화상회의를 하고, 홀로그램으로 자동차 엔진을 3D(3차원)로 자세히 볼 수 있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창조해낼 또 다른 디지털 대전환(DX)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의 조노 럭 웹엑스 상품관리 담당 부사장(사진)은 DX와 일하는 방식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일할 수 있게 하는 협업툴 ‘웹엑스’의 상품관리를 총괄하는 DX 전문가다. 이번 인터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시스코 빌딩20에서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럭 부사장을 지난 9일 시스코 웹엑스 시스템으로 연결해 원격으로 이뤄졌다.

럭 부사장은 “이미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등을 이용해 집 또는 사무실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어제는 휴스턴, 오늘은 시애틀에 있지만 다음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할 예정이고 앞으로 더 많은 기술의 진보가 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멀리 떨어진 공간에 존재하는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하드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럭 부사장은 “사람을 연결하는 각종 하드웨어를 더욱 작게 만들어야 한다”며 “휴대용 기기의 기능이 늘어날수록 협업툴 시장의 성장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럭 부사장은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DX 기술이 이미 여러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같은 도시 내에서도 곳곳에 흩어진 의사들이 암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사진을 팩스나 전화로 보내야 했지만 효율적이지 않다”며 “DX를 통해 암 전문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원격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코카콜라 배송 기사도 공급망 데이터에 연결돼 있다면 한 대형마트의 창고가 무너져 제품을 받을 수 없더라도 100마일을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웹엑스 홀로그램에 대해선 더욱 진전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럭 부사장은 “가상공간에서 사람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기계나 장치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전장에서 첨단 무기가 고장 났을 때 엔지니어를 위험한 곳에 파견하지 않고서도 홀로그램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수리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웹엑스 홀로그램은 현재 일부 고객과 최종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

새너제이=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