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를 계기로 미국 의회에서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는 의원 간 시각차를 노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 의원들은 FTX 파산 사태 이후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론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FTX 청문회를 통해 회사가 기본적인 회계 시스템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는 폭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의원은 최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이제 의회가 나서 가상화폐 업계도 똑같은 돈세탁 방지 규제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X 사태로 미 의회 가상화폐 업계 규제론 확산…방법엔 이견
앞서 워런 의원은 로저 마셜(공화) 상원의원과 함께 가상화폐 업계의 돈세탁 방지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안한 바 있다.

로이터는 가상화폐에 대한 비판론자는 이 업계가 사기와 위법으로 가득 찼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지지층에선 가상화폐 업계가 단순히 적절한 규제가 부족했기에 차질을 빚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업계 규제의 방법론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 중진인 팻 투미(공화) 의원은 돈세탁 방지 규제를 적용하기보다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가상화폐 감독 권한을 넘겨주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같은 당 신시아 루미스 상원 의원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CFTC는 가상화폐 업계 규제에 충분히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는 비판도 받는 기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어메리컨대학 법대 교수인 힐러리 앨런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없다면 가상화폐 투자금의 가치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FTX는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2019년 만든 가상화폐 거래소로, 한때 세계 코인 거래소 중 거래 규모 3위를 차지할 만큼 단기간에 급성장했으나 지난달 유동성 위기에 빠져 130여 계열사와 함께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12일 미 검찰에 의해 돈세탁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가상화폐 인기에 편승해 설립한 FTX의 규모가 커지면서 200억달러(약 26조원) 이상의 부를 축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