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 남성, 아내로부터 이식…"수도권 대형병원 편중 줄 것"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이후 첫 생체 신장이식 수술 성공
세종충남대병원이 2020년 7월 개원 이후 처음 생체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신장내과와 비뇨의학과, 외과 간 유기적 협진을 통해 이룬 것으로, 그동안 생체 신장이식 수술이 수도권 대형병원에 편중됐던 현상도 줄어들 전망이다.

6일 세종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오랜 기간 혈압과 당뇨 질환을 앓아 신장 기능이 나빠진 62세 남성 A씨는 지난해 12월 만성신부전 진단을 받고 1주일에 두 번씩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 왔다.

이 같은 모습을 안타까워하던 아내 B씨(59)는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신장이식 수술을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자신의 신장 기증을 결정했다.

당초 지난 8월로 예정했던 수술은 A씨의 만성중이염 치료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미뤄지다, 지난달 25일에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A씨는 "결혼 후 고생만 시킨 아내에게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커 수술을 결정하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수술을 잘 받고 회복해 앞으로 건강하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내에게 보답하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식거부 반응 없이 안정적인 회복과정을 거쳐 퇴원했다.

외과 김송이 교수는 "A씨가 3∼6개월 정도 지나면 일반인처럼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에서 생체 신장이식을 고려하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장이식 수술은 A씨처럼 생체 공여자가 있으면 이른 시일 내에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뇌사자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한 뒤 뇌사자가 생기면 기증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4만명여의 장기이식 대기자가 등록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