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건전성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 부채의 시가 평가가 핵심인 IFRS17이 시행되면 확정 고금리 계약 비중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자본건전성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확정 고금리 계약은 고객에게 사전에 약속한 고액 이자를 얹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하락하면 장부에 인식되는 보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생명은 이 같은 확정 고금리 계약 비중이 낮고 변액보험 위주의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IFRS17 도입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전신인 SK생명 시절부터 상대적으로 종신보험 판매 비중이 낮았다. 2005년 미래에셋생명 출범 후에도 변액보험 사업에 집중했고 2018년 PCA생명을 통합한 뒤엔 비중을 더 높였다. 변액보험 수익률과 실적 모두 업계 1위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변액보험펀드의 3년 총자산 수익률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말 47.2%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변액보험 판매에서도 지난해에만 총 2조940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여 56.1%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런 덕분에 미래에셋생명의 일반계정 준비금에서 연 6% 이상 고금리 계약의 비중은 13.5%에 그치고 있다. 과거 고금리 상품의 판매가 많았던 일부 보험사는 이 비중이 무려 30%에 육박한다. 전체 평균 부담 금리도 낮다. 2022년 3분기까지 보험부채 평균 부담 금리는 3.8%로 상장 생명보험사 중 최저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15년부터는 보장성보험 고수익 상품군까지 추가해 변액보험과 함께 ‘투 트랙 전략’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1020억원을 달성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로 꼽히는 수수료 기반 사업(Fee-Biz)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6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가 최근 유동성과 자본 측면에서 적잖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생명의 상대적 매력은 갈수록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