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가전…한국 수출의 17.7% 담당
6900억달러 중 1221억달러. 올해 예상되는 한국의 예상 수출액 중 삼성전자 수출액이다.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사진)가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7%다. 이 비중은 1980년 1%를 넘었고, 1995년 11%였다. 수출 금액으로는 1995년 100억달러, 2008년 500억달러, 지난해 1100억달러로 가파르게 뛰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로 범위를 넓히면 ‘삼성’의 수출 기여도는 압도적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 13일 설립돼 전 세계에 220여 개 생산거점, 판매거점, 연구개발(R&D)센터, 디자인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총 279조원의 매출을 거둔 글로벌 전자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첨단 기술과 경쟁력 있는 제품을 앞세워 꾸준히 수출 규모를 늘려왔다.

삼성전자의 핵심 수출 품목은 반도체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D램, 낸드플래시 등 주요 제품에 첨단 공정기술을 적용해 수출도 점차 늘렸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려 제품 차별화에 지속적으로 앞장섰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 74억달러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글로벌 낸드플래시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보적 1위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2~3위 업체와의 격차를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기술 및 제품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모바일용 반도체 사업에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선행 공정을 개발하며 제품 차별화 및 파운드리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적극 키우겠다고 선언한 파운드리사업도 기술 개발에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다.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을 아우르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의 수출 기여도도 높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 5G(5세대)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폴드로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2020년에는 상하로 접히는 ‘갤럭시 Z 플립’과 한층 더 진화된 ‘갤럭시 Z 폴드2’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모바일 트렌드를 선도했다.

이 밖에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첨단 기술로 만든 프리미엄 TV인 ‘네오 QLED’,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출시한 ‘라이프스타일 TV’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비스포크(BESPOKE)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