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어떤 곳일까"…한국 드라마 본다는 北 주민 반응은?
30일 북한인권단체 국민통일방송(UMG)과 데일리NK가 올해 북한 주민 50명을 전화로 인터뷰해 발표한 '북한 주민의 외부정보 이용과 미디어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외국 콘텐츠를 시청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명을 뺀 49명(98%)이 '예'라고 응답했다.
다만 조사 대상 주민들이 외부의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북한 주민보다는 외부 접촉에 적극적인 성향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떤 종류의 외국 영상을 보느냐'는 질문(복수 응답)에 96%가 한국 드라마·영화, 84%가 중국 드라마·영화, 68%가 한국 공연, 40%가 한국 다큐멘터리, 24%가 미국 등 서방 드라마·영화를 봤었다고 답했다.
해외 영상을 얼마나 자주 보냐는 질문에는 28%가 '매주 1번 이상', 46%는 '매달 1번 이상', 1명은 '거의 매일' 본다고 답했다. 4명중 3명꼴로 월 1회 이상 해외 영상을 보는 셈이다. '두세 달에 1번 정도'라는 답변은 20%였다. 외국 영상을 접하는 경로(복수 응답)로는 '가족이나 친척으로부터 빌린다'(6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친구한테서 무료로 빌린다(50%), 현지 장마당에서 샀다(22%)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북한 주민이 필요한 외국 정보'(복수응답)로 '한국에서 만든 문화·예능 프로그램'(74%)이나 한국 뉴스(72%),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68%)라는 응답이 많았다. 북한 관련 뉴스라는 응답은 44%였다.
'한국이나 다른 해외 영상 콘텐츠를 본 뒤 달라진 점'으로는 79.2%가 '한국 사회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답했다. '한국식 화법을 배우기 시작했다'(56.3%)거나 '한국 옷 스타일을 따라 했다'(39.6%)는 반응도 많았다.
다만 이런 해외 영상 시청은 다소 폐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구와 같이 보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 응답자 90%가 '직계가족'이라고 답했고, 64%는 '혼자 본다'고 했다. '친구나 이웃과 함께 본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북한은 2020년 12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외부 문물 유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북한의 국경 봉쇄로 북중 교류가 차질을 빚으면서 북한에 대한 정보 전파가 한층 어려워졌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북한에서 최근 몇 년간 미디어 환경이 계속 발전하면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이 매우 증가했고 마이크로SD 카드 같은 저장 장치도 더 흔해졌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