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온 가운데 내년에 결국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펀드매니저 2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12개월 동안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상한다는 응답이 92%에 달했다.
씨티그룹은 경제 성장률이 하락해도 연준이 계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파월 푸시'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유럽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없다고 예상했다.
최근 미국 10월 소비자·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고용 지표와 기업 실적도 준수하게 나오면서 금리 인상에도 경기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되지만, 월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블랙록의 세계 수석 투자전략가 웨이 리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과도한 통화 긴축 정책을 통해 경제를 완만한 경기후퇴로 밀어 넣을 것"이라며 "그러나 금리 인상으로 인한 피해가 분명해지면 목표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만큼 충분히 인상을 하기 전에 인상을 끝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앨릭스 손더스 씨티그룹 전략가는 "지금 (경제)환경은 스태그플레이션 적"이라며 '파월 푸시' 시나리오를 고려해 미국 주식을 팔고 원자재와 채권을 사라고 권유했다.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은 미국 연말 쇼핑 시즌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에 지친 미국인들이 올 연말 쇼핑 시즌에 평소보다 선물·기부와 크리스마스 관련 지출 금액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지난 9월 미국인 5천 명을 대상으로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작년 16개의 절반에 가까운 평균 9개의 선물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가구당 예상 지출 금액도 1천455달러(약 196만원)로 지난해(1천463달러)보다 줄었다.
응답자들은 올해 연말 시즌 쇼핑에 작년보다 더 적은 시간을 쓸 것이라고 답했다.
미 싱크탱크 콘퍼런스보드 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은 지난해 연말 선물 구매에 648달러(약 87만6천원)를 썼지만, 올해는 그보다 적은 613달러(약 82만9천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가 성인 2천415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 8월 조사에서는 84%가 연말에 쿠폰이나 할인을 통해 물건을 사고, 더 적게 사고, 더 저렴한 선물과 브랜드 상품을 사거나 자신이 직접 선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모들이 갭과 올드네이비 등 주요 브랜드에서 아이 옷을 덜 사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불경기에 자신의 소비를 줄이고 대신 아이들에게 지출을 집중하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인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라고 CNN비즈는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영유아 의류 판매 금액은 작년 동기보다 3%, 판매량은 6% 각각 줄었다.
연말 소비뿐 아니라 기부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키바가 미국인 2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4%는 "돈이 없어서 기부를 안 할 것", 42%는 "기부는 부유층이 하는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
비영리단체 '기빙 USA 재단'에 따르면 미국에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 한 달 동안 기부는 연간 전체 기부 금액의 20∼30%를 차지한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유통업체들의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의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었고 4분기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회사 주가가 당일 13% 이상 급락했다.
아마존 주가도 최근 하락세를 이어간 끝에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의 부진 여파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천350조원) 클럽'에서 탈락했다.
한 여행객이 10만원을 내고 어느 마을의 호텔 방을 예약했다. 이 호텔은 근처 가구점에서 10만원짜리 침대를 샀다.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10만원어치 주문했고, 치킨집은 문구점에서 10만원어치 물품을 구입했다. 이런 식으로 돈이 한 바퀴 돌아 마을 상권에 활기가 돈다는 아름다운 얘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페이스북에 올린 ‘기본소득 그림’의 내용이다. 이 대표가 ‘전 국민 25만원 지역화폐’를 추진하면서 이 그림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시 화제가 됐다. 한 번 뿌린 돈이 계속 돌고 돌아 상권을 살리는 ‘경제의 영구기관’은 가능할까. ◇무한동력 창조경제?지역화폐로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아이디어는 승수 효과에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승수 효과란 정부 재정 지출이 최초 지출 금액보다 큰 폭으로 총수요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여행객이 호텔 방을 예약하면서 지출한 돈 10만원이 호텔에서 가구점으로, 가구점에서 치킨집으로 옮겨 가면서 전체 소비가 20만원, 30만원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승수 효과는 한계소비성향, 즉 추가로 얻은 소득 중 소비에 쓰는 금액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승수 효과의 크기는 1÷(1-한계소비성향)으로 계산한다. 앞서 든 예시처럼 호텔, 가구점, 치킨집이 추가로 번 돈을 전액 소비에 쓴다면 한계소비성향은 100%이고, 승수 효과는 무한대가 된다.이렇게 돈이 무한히 돌고 도는 경제는 외부에서 한 차례 동력을 전달받으면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도 영원히 작동할 수 있다는 영구기관을 연상시킨다. 실제 물질계에서 영구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 기관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마찰열 등으로 열 손실이 발생
편의점이 초저가 ‘10원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물가에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자가 저렴한 상품 구매를 늘린 영향이다.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이달 중순 업계 최저가인 990원 핫바를 내놓는다. CU 초저가 자체브랜드(PB) ‘득템 시리즈’의 일환이다. 2500원이던 판매가를 990원으로 낮췄다. CU는 지난해부터 880원 컵라면, 990원 과자, 990원 딸기·초코우유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 같은 1000원 미만 상품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29.8% 늘었다. 특히 880원 컵라면은 1년 새 110만 개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 관계자는 “생산라인 변경 없이 제조사 기존 라인을 사용하며 가동률을 최대로 높이는 등 공정 효율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췄다”고 했다.10원 마케팅 ‘원조’는 대형마트다. 이날 삼겹살데이를 맞아 수입 삼겹살을 100g당 779~890원에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편의점이 10원 마케팅 경쟁에 뛰어든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GS25가 550원 라면, 800원 아이스크림, 980원 우유 등을 선보이며 먼저 치고 나갔다. 이마트24도 올 들어 ‘900원 삼각김밥’ ‘1900원 김밥’ 등을 출시했다. 이마트24는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김밥류 매출을 자체 분석한 결과 ‘1900김밥’이 기존 1위 ‘참치마요김밥’을 밀어내고 최단기간 40만 개 이상 판매돼 김밥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초 내놓은 ‘900삼각김밥’도 매출 1위 ‘참치마요삼각김밥’을 제쳤다.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과 간편식을 주로 파는 편의점에서는 대형마트만큼 가격 변동 폭을 크게 할 순 없지만, 고물가와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에 따른 초저가 수요에 대응
시니어를 노린 금융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막강한 소비력을 갖춘 5060세대가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카드업계에선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특화카드를 연이어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달라진 5060세대 금융 소비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시니어 특화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국민연금증카드를 리뉴얼해 5060세대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활동과 여가, 소비를 즐기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카드 등과 다양한 시너지를 위해 시니어 사업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최근 신설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비력을 갖춘 시니어 세대가 주요 고객군으로 떠오르면서 특화카드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시니어 고객들의 카드 이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NH농협카드가 발간한 소비 트렌드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5060세대의 카드 이용액은 2023년 2분기 10조3545억원에서 작년 2분기 11조1730억원으로 1년 새 7.9% 늘었다. 전체 고객의 이용액 증가율(4.6%)을 크게 웃돈다. 이용 건수 역시 같은 기간 2억9790만 건에서 3억2590만 건으로 늘었다. 특히 해외면세점 이용(76.4%), 교통 관련 비용(81.1%) 등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오프라인 카드 매출 중에서 항공사, 해외면세점 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보아 액티브 시니어의 해외여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60대 사용량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또 시니어의 금융 소비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같은 핀테크 이용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