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미국 등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기 위해 첫 LNG 터미널을 완공했다.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도를 줄이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독일 북해 인근 빌헬름스하펜에서 첫 LNG 터미널 공사가 15일(현지시간) 완료됐다. 이 터미널은 선박 형태의 부유식 터미널로 저장용량은 연간 100억㎥에 달한다. 내년 1월부터 정상 가동을 시작해 3개월간 30억㎥의 가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독일의 연간 가스 사용량은 평균적으로 900억㎥이다.

독일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LNG 터미널 건설을 논의했지만, 실제 완공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국가의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천연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 가동을 중단했다.

에너지 위기에 처한 독일은 LNG 수입 경로를 다각화하기 위해 기반 시설 공사를 서둘렀다. 이에 따라 니더작센항만 공사는 지난 5월부터 부유식 LNG 저장·재가스화설비(FSRU)를 갖춘 이동식 LNG 터미널이 장기간 설치될 수 있도록 기존 선적지를 개조했다.

내년부터 LNG선은 이 터미널에 정박한 뒤 선박 내 LNG를 터미널로 옮길 수 있게 된다. 터미널 내부에 있는 재가스화 공정을 거쳐 독일 가스관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에 보급된다. 독일 정부는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 슈타테와 브룬스뷔텔, 메클렌부르크-포르투갈어 포메른 주의 루브민에도 LNG 터미널을 추가로 건설할 방침이다.

독일 정부는 가스 수입원 확대와 함께 비축량을 늘렸다.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에 따르면 독일의 가스저장고는 이날 100%까지 채워졌다. 이는 245.39T Wh(테라와트시) 규모다. 올해 11월 기온이 평년보다 1.9도가량 높아 난방 수요가 축소된 데 따른 결과라고 연방네트워크청은 분석했다.

다만 독일에선 매년 1∼2월 가스 소비량은 평균 243Twh에 달한다. 가스 수입이 끊기게 되면 저장고 비축량은 2개월 사용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방 수요가 증대되면 곧 비워질 거라는 설명이다.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은 “기업과 가정은 가스 소비량을 이전보다 최소 20%씩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