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900억 들여 재건…지자체, 피해시설 사들여 수영장·문화시설 등 지어
전쟁터 방불케한 지진당시 모습 사라져…市 "도시재건 노력"
포항지진 5년, 달라진 흥해읍…부서진 5개 아파트 '변신중'
"지진으로 부서져서 사람들 다 나가고 황량했는데 그런 아파트를 철거하고 다목적 재난구호소를 만들어 놓으니 훨씬 낫습니다.

평소에는 체육시설로도 쓸 수 있고요.

"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다목적재난구호소 인근에서 지난 11일 만난 60대 주민은 새로 들어선 구호소가 어떤지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날 둘러본 흥해읍 일대는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직후에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당시 규모 5.4 포항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가 난 흥해읍 일대는 폭격을 맞은 듯 멀쩡한 건물을 찾기 어려웠다.

빌라건물은 기둥이 부서지거나 뒤틀려 위태로웠고 아파트는 기울었으며 담은 박살이 나 있었다.

5년이 지난 지금, 흥해읍에선 지진 상흔을 거의 찾기 어려웠다.

많은 주민은 각종 지원금을 받아 보태거나 개인 돈을 들여 부서진 건물을 보수하거나 새로 지었다.

포항시는 전파(전부 파손) 판정이 난 5개 공동주택을 사들여 다양한 시설을 짓고 있다.

아파트가 기울 정도로 큰 피해가 난 대성아파트는 모두 철거돼 행복도시어울림플랫폼이란 이름의 복합시설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에는 공공도서관, 시립어린이집, 장난감도서관, 키즈카페가 입주한다.

경림뉴소망타운 부지에는 흥해다목적재난구호소가 올해 1월 준공돼 운영 중이다.

이 구호소는 평소에는 체육·복지시설로 운영되고 재난 발생 때에는 구호소로 운영된다.

대웅파크맨션2차 부지에는 실내수영장과 문화시설로 활용할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올해 12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포항지진 5년, 달라진 흥해읍…부서진 5개 아파트 '변신중'
13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진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2019년부터 흥해읍 일대 123만㎡를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해 2천896억원을 들여 30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목적재난구호소나 흥해 전통시장 현대화처럼 이미 준공한 사업도 있고 북구보건소 신축처럼 공사 중인 사업도 있다.

시는 흥해특별재생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특별도시재생대학과 주민공모사업을 통해 주민 역량을 키우는 일도 벌이고 있다.

학성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최대 300가구 규모 공공임대주택을 짓기로 했다.

내년 8월쯤 착공해 2025년 10월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지진 피해를 본 주민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지진 직후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초기에 전파 판정을 받은 아파트와 달리 뒤늦게 수리 불가 판정이 난 한미장관맨션에는 아직 주민이 살고 있었다.

4개 동 240가구로 구성된 한미장관맨션은 지진 당시 피해가 가장 컸던 대성아파트에 인접해 마찬가지로 큰 피해가 났다.

그런데도 정밀안전진단 결과 '약간 수리가 필요한 정도'인 C등급으로 판정됨에 따라 전파 판정을 요구하며 시와 마찰을 빚었다.

시는 법에 따라 아파트 준공 당시를 기준으로, 주민은 현재 건축구조 기준에 따라 안전진단을 했기 때문에 시와 주민의 안전등급에 차이가 생겼다.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은 포항시 손을 들어줬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포항지진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가 2021년 9월 수리 불가로 결정하면서 한미장관맨션 주민은 전파 판정을 받은 수준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아파트단지 주민은 재건축을 위해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흥해특별도시재생사업으로 도시재건과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지진 5년, 달라진 흥해읍…부서진 5개 아파트 '변신중'
포항지진 5년, 달라진 흥해읍…부서진 5개 아파트 '변신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