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역대 최저지만…증가한 일자리 90%는 50대 이상 몫 [정의진의 경제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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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9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4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7만7000명(2.4%)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36만9000명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고용훈풍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률(15세 이상)은 취업자 증가에 힘 입어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오른 62.7%로 집계됐다. 월간 고용률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10월 기준 최고 기록이다.

연령별로 나눠보면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은 고령자로 나타났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령자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6만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폭 67만7000명의 약 67.9%가 60세 이상인 셈이다. 50대 취업자는 같은 기간 14만7000명 늘었다. 50대와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폭을 합하면 총 60만7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폭의 89.7%를 차지한다.
산업별로 분류하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20만1000명 증가하며 전체 취업자 증가세를 이끌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일상회복에 힘 입어 15만3000명 늘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6만명)'과 '금융 및 보험업(-1만5000명)' 취업자는 같은 기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일제 일자리보다 단기 근로 일자리가 더 많은 이유는 지난달 취업시간 조사기간(10월9일~10월15일) 사이에 한글날 대체공휴일(10월10일)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하루에 8시간 5일 근무하는 근로자가 대체공휴일에 쉬어 4일만 일했다면 직업엔 변동이 없어도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 취업자로 분류되는 것이다.
다만 작년 10월에도 조사 시간에 한글날 대체공휴일이 포함됐는데도 올해 단기 근로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사회 변화와 제도 변화의 영향이 두루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코로나19로 배달업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평균적인 근로시간이 감소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적인 원인으로는 대체공휴일의 유급휴일 의무적용 대상 기업이 지난해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에서 올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 점이 꼽힌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체 근로자 가운데 5~30인 사업장에 속한 근로자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며 "주당 취업시간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대체공휴일 제도 변화"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달까지 이어진 고용훈풍이 향후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이달 내놓은 '2023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엔 79만5000명에 달하지만 내년엔 8만6000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