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달러+금리 하락→랠리…위협 요인 '5가지'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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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국채 10년물 등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한 이번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중간선거가 그런 금리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옳다면 공화당은 최소 상하원 중 하나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민주당의 공격적 재정 지출에 쐐기를 박을 것이란 것이죠. 또 공화당 지도부는 부채 한도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데,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배하게 되면 재정 적자는 극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윌슨은 "이는 10년물 국채 금리 하락을 부추길 것이며, 주식 시장 랠리가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지금 랠리는 순전히 전술적인 트레이딩 관점이고 모건스탠리는 베어마켓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증시가 얼마나 더 높게 오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도 중간선거 결과가 투자심리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리 설립자는 특히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자금 지원도 더 어려워지리라 생각한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미국의 현재 정책에 변화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중간선거와 함께 목요일의 소비자물가(CPI) 결과를 "게임 체인저"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리 낙관적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시장은 이미 나쁜 소식을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에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간선거 랠리를 위협하는 요소들도 짚어봐야 합니다.
① 선거 결과 확정이 늦어진다
파이브써티에이트에 따르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은 59%,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은 84%에 달합니다. 하지만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여러 곳에서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집계나 결과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처럼 불복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요. 지스퀘어웰스의 빅토리아 그린 CIO는 “투자자들은 오늘 저녁에 나올 결과에 대한 기대를 낮추어야 한다. 많은 경합 지역에서 선거 결과를 알 수 있기까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윌슨도 "우편투표 집계가 지연될 수 있어 오늘 밤 선거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증시의 높은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이 상하원을 지배한다?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워낙 박빙인 곳이 많아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놀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하원과 상원에서 민주당이 깜짝 승리하면 추가 법인세 인상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③ 공화당이 싹쓸이하면 부채 한도 협상 어려워진다
공화당이 의회를 차지하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미국의 지급불능 사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 의회는 지난 2021년 12월 부채 한도를 2조 5000억 달러 증액해 이번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놓았습니다. 초당파 정책 센터(Bipartisan Policy Center)에 따르면 부채 증가 속도와 금리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현재 31조4000억 달러인 부채 한도를 “2023년 1분기 중 또는 그 이후"에 높여야 합니다. 공화당은 벌써 정부 지출을 삭감하기 위해 부채 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장악 중인 의회가 내년 1월 새 의회가 소집되기 전 이를 단독으로 높일 수 있지만 이런 극단적 방법은 통상 막판에 몰려서야 쓴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확률이 높진 않습니다. 내년 1분기 말~2분기 초 부채 한도를 둘러싼 치킨게임이 이어지고, 지난 2011년과 같은 혼란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 S&P가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강등시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는 "연방정부가 극단적 당파 싸움의 결과로 기능할 수 없다면 정치권의 교착 상태는 증시에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④ 공화당이 지배하면 침체 깊어진다?
오안다는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위험 자산에 대한 낙관적 반응은 단기적일 수 있다"라고 봤습니다. 공화당의 의회 지배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도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재정 부양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⑤ 선거 결과는 이미 반영되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공화당 우세의 선거 예상은 한 달 전부터 이어져 오던 것"이라며 "이런 결과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었을 수 있고 '멜트 업'(melt up)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예상되어온) 공화당의 승리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조용해야 한다. 하원을 차지한다는 결과는 이미 널리 예상됐고, 상원까지 차지한다 해도 (하원만 장악하는 것에 비해) 정책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공화당이 아무리 선전해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로 하는 데 필요한 양원에서 3분의 2 다수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100명 정원인 상원에서는 이번에 35석(공화 21, 민주 14)만 선거에 나옵니다. 선거에 나오는 민주당 의석을 모두 빼앗아도 3분의 2 장악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오늘 S&P500 지수는 장중 3859.40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 2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기 직전 수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눌렀는데, 증시가 다시 2일 수준까지 올라갔다"라며 "파월 의장이 또다시 격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주가가 한때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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