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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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간호 노조가 대규모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역대급 경제위기와 함께 수개월째 이어진 철도·항만 노동자 등 공공 부문 파업에 진통을 겪고 있다.

6일(현지 시각)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최대 간호 노조인 왕립간호대학(RCN)은 전날 성명을 통해 최대 30만명에 달하는 간호사들이 크리스마스 전 전국에서 대규모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RCN은 지난주 2일까지 노조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106년 역사상 최초로 대규모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대다수가 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팻 컬렌 RCN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간호 직업에서 미래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파업은 간호사들과 마찬가지로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영국 간호업계는 매주 평균 500명 간호사가 퇴사를 결정하는 등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다. RCN에 따르면 올해 퇴사한 간호사의 수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RCN은 2010년 보수당 집권 이후 일부 숙련된 간호사들의 실질임금이 20% 하락했다면서 임금 5% 인상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급여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월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0.1%다. RCN은 1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셈이다.

영국 정부는 RCN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보건 및 사회복지부 대변인은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임금 대부분이 동결됐던 지난해 국민보건서비스(NHS) 근로자의 임금은 3% 올랐다"며 "RCN은 파업이 환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더욱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