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출시한 캐스퍼 신규 트림 '디 에센셜'. 스마트키와 후방 모니터 등 편의 사양과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등 안전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GGM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출시한 캐스퍼 신규 트림 '디 에센셜'. 스마트키와 후방 모니터 등 편의 사양과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등 안전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GGM 제공
그간 내리막길을 타던 국내 경차 판매량이 올해 10만대를 넘었다.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하반기 가세한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인기를 끌면서 경차 시장 부활에 한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경차 누적 등록 대수는 10만1130대로 집계됐다. 완성차 업체 통계 기준으로는 국내 판매되는 캐스퍼, 모닝, 레이, 스파크 등 경차 4종의 지난 1~10월 판매량이 10만8807대다.

이 기간 가장 많이 팔린 경차는 캐스퍼다. 지난달까지 누적 3만8920대가 팔렸다. 기아 레이(3만6159대)와 모닝(2만3872대)이 뒤를 이었다. 단종이 선언돼 현재 재고 물량 위주로 판매되고 있는 한국지엠(GM) 스파크는 같은 기간 1만6107대 팔렸다.

경차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은 것은 2019년 11만5853대 이후 3년 만이다. 경차의 연간 판매량은 2012년 20만4364대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하락 곡선을 그리다 올해 처음 10만대 선을 회복했다.

업계는 올해 경차의 인기 이유로 경제성을 꼽았다. 고유가, 고금리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비교적 유지비나 가격이 저렴한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경차가 20만대 판매를 기록했던 2012년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을 때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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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지난해 9월 나온 캐스퍼의 인기가 경차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고 분석했다. 1~10월 누적 판매량은 2위 레이와 2761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캐스퍼의 경우 작년 처음 출시된 신차인만큼 국내에서 돌풍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스퍼는 세계 최초로 운전석 시트가 앞으로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Full-folding) 시트를 적용해 공간을 확보하는 등 공간 활용성에 집중해 개발됐다. 고급차 못지 않은 첨단 옵션 기능 또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따지는 젊은층에게 어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이러한 인기에 지난달 캐스퍼의 신규 트림 '디 에센셜(The Essential)을 새롭게 추가했다. 출시 2주 만에 계약 대수 1500대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스퍼나 레이 등 경차들이 레저, 화물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경차 인기에 한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