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기획재정부 장관들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들이 오는 21일 한자리에 모인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한자리에 모인 경제 원로들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저성장 등 ‘복합위기’ 상황에 빠진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와 KDI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행사는 과거 KDI가 있었던 서울 홍릉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역대 기재부 장관과 KDI 원장,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에 참여했던 옛 관료들이 초청 대상이다. 관가에서는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경제기획원(EPB) 출신도 다수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PB와 KDI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961년 7월 경제분야의 핵심 기능을 모은 EPB는 출범하자마자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에 착수했고, 약 반년이 지난 1962년 1월 첫 번째 계획을 공개했다. 이후에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늘 EPB의 몫이었다. KDI는 출범 자체가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참석자들은 행사를 통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한 총괄 평가를 할 예정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었고, 1962년 당시만 해도 빈털터리였던 한국이 추진하기엔 쉽지 않은 과제였다.

연평균 7.1% 성장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는데, 국내외에서 “지나치게 과도한 목표”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1962~1966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높은 7.8%였다. 1차 5개년 계획에 자신감을 얻은 정부는 이후 수출 기반 확대(2차), 중화학공업화 선언(3차), 경제 강국 건설과 산업 합리화(4차), 국제 일류화(5차), 공업 수준 세계화(6차) 등 다양한 전략과 목표를 제시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한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군 핵심 요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각종 어려움과 위기를 뚫었던 원로들이 복합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에 대해 의견을 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