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방중에 맞춰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여객기 14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숄츠 총리 방중 맞춰 에어버스 140대 구매…25조원 규모
5일 계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민항기 구매를 주관하는 중국항공기재그룹(中國航空器材集團公司·CASC)은 전날 웨이신 계정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이번 계약이 슐츠 총리의 방중 기간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했다.

중국이 구매 계약한 여객기는 A320 132대와 A350 8대로, 계약액은 170억달러(약 24조550억원)다.

CASC는 "항공 운송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향후 안정적이고 빠른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항공 시장 발전에 대응하고, 운송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4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 만나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만 문제 등 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숄츠 총리 방중 맞춰 에어버스 140대 구매…25조원 규모
앞서 중국의 국영 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은 지난 7월 A320 292대를 372억달러(약 52조6천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남방항공 계열사인 샤먼항공이 A320 네오패밀리 항공기 40대(약 6조8천억원)를 주문했다.

샤먼항공은 그동안 미국 보잉이 제작한 여객기만 사용해왔다.

중국의 잇단 에어버스 여객기 대량 구매는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강력한 구매력을 앞세워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관계 개선을 원하는 유럽에 호의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에어버스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보잉의 잇따른 악재도 중국의 에어버스 구매 쏠림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과 2019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잇따라 추락했고, 지난 3월에는 중국 광시성에서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800기가 추락해 132명이 사망했다.

양대 메이저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주도권 다툼 속에 중국의 첫 국산 여객기 C919가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중국 민항기 시장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C919는 지난 9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상용 비행 마지막 단계인 감항 인증(항공기의 안전 비행 성능 인증)을 받았다.

보잉사는 작년 중국 항공사들이 오는 2040년까지 화물기를 포함해 총 8천700대의 새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