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도 높았던 두 선수 나란히 부상·부진에 신음
조규성·정우영 등 후배들 어깨 무거워져
쓰러진 손흥민, 부진한 황의조…벤투호 카타르 도전 '빨간불'
벤투호 공격을 책임져온 '동갑내기 듀오'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이상 30)가 각각 부상과 부진에 신음하면서 벤투호의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손흥민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마르세유(프랑스)와의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전반전 상대 팀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친 뒤 쓰러졌다.

손흥민은 왼쪽 눈두덩이가 퉁퉁 부어올랐고, 코피도 흘렸다.

무릎이나 발목이 다친 것은 아니어서, 큰 부상이 아닐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왔으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손흥민은 검진 결과 눈 주위 뼈가 부러져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을 넣어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세계 최고의 골잡이 중 하나로 떠오른 손흥민에 대한 대표팀의 의존도는 당연히 높다.

쓰러진 손흥민, 부진한 황의조…벤투호 카타르 도전 '빨간불'
월드컵 개막이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손흥민이 복귀 가능한 시점을 두고는 예측이 분분하다.

의학계에서는 손흥민의 부상 부위가 낫는 데 최소 4주는 걸린다고 보고 있지만, 어느 정도 부상을 달고 뛰는 것은 프로 선수에게 흔한 일이어서 그보다는 빠르게 전열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월드컵 전에 실전 소화가 가능한 몸 상태를 만든다고 해도, 곧바로 경기력을 확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손흥민이 올 시즌 예전보다 기복이 큰 모습을 보인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손흥민은 공식전 5골을 넣었으나 골 맛을 본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황의조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쓰러진 손흥민, 부진한 황의조…벤투호 카타르 도전 '빨간불'
올 시즌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로 이적한 뒤 바로 올림피아코스에 임대된 황의조는 지금까지 단 1골도 넣지 못하는 등 좀처럼 새 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4일 열린 낭트(프랑스)와의 UEFA 유로파리그(UE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약 2달 만에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올림피아코스는 0-2로 완패했다.

이날 황의조는 팀에서 가장 많은 4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모두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특히 이 중 3개가 골대 밖으로 향했고, 1개만 유효슈팅이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의조에게 선발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은 5.8점의 평점을 매겼다.

양 팀을 통틀어 유일한 5점대 평점이었다.

쓰러진 손흥민, 부진한 황의조…벤투호 카타르 도전 '빨간불'
손흥민, 황의조와 함께 벤투호 공격을 이끌어온 황희찬(울버햄프턴) 역시 올 시즌 단 1골도 터뜨리지 못하는 등 부진하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다른 공격 자원들이 더 힘을 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세기'에 '파워'를 더해 완성형 스트라이커로 거듭나 올해 K리그1 득점왕에 오른 조규성(전북), 어마어마한 활동량이 강점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어린 공격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조규성은 대한축구협회 FA컵 결승전 뒤 기자회견에서 "(황)의조 형은 다들 알겠지만, 같이 해 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현재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면서도 "내가 자신감이 없다는 건 아니다.

투입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며 월드컵 본선 무대를 향한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