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글로벌 기업들이 트위터에서 유료 광고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트위터 혁신에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완성차업체 아우디, 미 식품업체 제너럴 밀즈와 몬델리즈 인터내셔널 등이 트위터 유료 광고를 일시 중단했다. 제너럴 밀스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를 운영하는 업체다. 몬델리즈는 오레오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로 유명하다.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 내 중소기업들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주요 광고대행사 임원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객사 20여곳이 트위터 유료 광고를 중단했다”며 “광고주 입장에선 메타(옛 페이스북), 구글에 비해 트위터가 반드시 광고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 플랫폼은 아니다"라고 했다.

기업들이 연달아 트위터 광고에 손을 뗀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인력 교체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머스크 CEO가 지난달 28일 인수를 확정한 뒤 트위터 고위 임원진이 대거 물러났다. 사라 페르소네트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비롯해 레스리 베를랜드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업계에서 트위터를 비용 대비 광고 효과를 최적화하는 플랫폼으로 구축한 경영진이란 평가를 받는다.

플랫폼 변질에 대한 우려도 이유 중 하나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 인수작업이 마무리되기 전부터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콘텐츠 규정을 완화할 거라고 강조해왔다. WSJ은 “경영진 교체와 머스크의 예측 불가능성을 감안한 기업들은 트위터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됐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대한 광고 중단을 발표했다. 트위터를 고객과 소통하는 용도 외에 광고용으로는 이용하지 않을 거라는 내용이다. GM은 "우리는 새로운 플랫폼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 트위터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일시적으로 유료 광고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광고 이탈을 저지하려 주요 광고주를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지난 2일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WPP를 비롯해 코카콜라, 유니레버, 구글 등과 화상 회의를 가졌다. 머스크는 이 회의에서 트위터가 브랜드에 '안전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 내에서 가짜계정을 비롯해 봇 계정(게시 자동화 계정) 등을 없앨 방침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플랫폼을 개조하겠다는 뜻이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WJS에 “만약 머스크의 계획대로 트위터가 바뀌면, 광고주는 원하는 콘텐츠 주위에 광고를 붙일 수 있다"며 "유료 구독제까지 도입되면 광고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