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난에 빠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줄이고 독감 백신 생산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위탁생산하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과 독자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모두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 위탁생산 계약 연장을 놓고 협상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2020년 8월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뉴백소비드 생산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노바백스는 지난 2분기 매출(1억8590만달러)이 시장 예측치의 10% 수준에 그칠 만큼 판매가 부진하다. 뉴백소비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동 L하우스 내 9개 생산라인 중 세 곳에서 생산된다.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수요 상황을 고려해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L하우스 내 두 개 생산라인에서 만드는 자체 개발 백신 ‘스카이코비원’ 생산량도 줄일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와 1000만 회분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 8월 국내 접종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스카이코비원을 맞은 사람은 1359명에 불과하다. 국제보건기구(WHO)는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도 판매 허가를 받지 못해 수출마저 막혀 있다.이 여파로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063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새로운 백신 플랫폼 연구개발(R&D)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장 실적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2019년을 끝으로 중단한 독감 백신 생산 재개를 검토 중이다. 독감백신은 노바백스 백신 생산라인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독감 백신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한국은 뛰어난 인력과 안정적인 산업 기반을 갖춘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외국인 투자기업을 위한 ‘애프터케어(사후 지원)’도 수준급입니다.”(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제네바국제경제대학원 교수)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KOTRA와 국제방송교류재단이 공동 주관한 ‘2022 외국인 투자주간(IKW)’ 행사에 300여 명의 국내외 투자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올해로 18회째인 IKW는 대표적인 국가 투자 유치 IR 행사로 꼽힌다.코로나19로 2020년과 작년엔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올해는 3년 만에 온·오프라인에서 국내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300곳이 한자리에 모였다. KOTRA와 지역별 경제자유구역청이 행사장에 설치한 부스에선 즉석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됐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외국 투자자들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기업별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이날부터 4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BBC’ 투자 유치 확대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극복이다.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의 영어 앞 글자를 따 ‘BBC’로 이름 붙였다.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신고 기준 215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신고액 기준 역대 최대치로, 2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반도체, 전기차, 2차전지 등 양질의 첨단산업 투자가 다수 유입되며 제조업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52.0% 늘어난 78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FDI는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의 295억1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KOTRA가 올해 외국인 투자주간 핵심 주제를 BBC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BBC를 대표해 유미코아, SK바이오사이언스,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연구원이 어떤 투자 기회가 있는지, 투자 환경은 어떤지 등을 소개했다. 이지형 KOTRA 투자기획실장은 “이번 대면상담을 통해 투자 시기를 앞당기거나 프로젝트가 신규·증액 투자로 구체화되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참석자들은 한국의 투자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 메이저 정밀화학기업인 솔베이의 앙드레 노통 아시아총괄사장은 축사에서 “한국은 뛰어난 인프라와 인력을 갖춘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3일 본격적으로 열리는 투자상담회에선 BBC 등 첨단산업 분야 글로벌 기업 80곳과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 등 220곳이 참가해 일대일 맞춤형 상담을 할 예정이다.유정열 KOTRA 사장은 “안정적인 산업 기반을 갖춘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키플레이어이자 첨단산업의 글로벌 허브로서 최적의 투자지역”이라고 강조했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보툴리눔톡신 업체 제테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수출용 제품을 국내에 판매했다는 취지로 행정처분을 내린 식약처의 판단이 부당하다는 취지다.제테마는 식약처를 상대로 처분무효 및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처분집행과 잠정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함께 했다고 2일 밝혔다. 식약처의 행정처분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식약처는 제테마와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 등 3개 회사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국내에 판매했다며 이들 품목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위반 품목은 제테마의 제테마더톡신주100IU(수출용), 한국비엠아이 하이톡스주100단위(수출용), 한국비엔씨 비에녹스주(수출용) 등이다. 이들 제품을 생산한 업체들은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도 받게 된다.이에 대해 제테마는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제테마더톡신주 100IU 제품은 모두 해외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 유통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또 수출용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유통을 위한 '국가출하승인'도 거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업체 측은 식약처가 제품의 판매 관행을 문제삼아 처분을 내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 수출용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국내 유통업체에 판매한 뒤, 이들이 다시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 탓에 국내에 판매했다고 오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제품은 전량 유통업체를 통해 해외에 수출됐다고 강조했다. 부가가치세법 등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간접 수출도 수출로 간주된다. 업체 측은 "수출 초기 해외 바이어와 직접 수출이 어려운 기업은 간접수출 구매확인서를 활용해 수출 영세율을 인정받는다"며 "식약처가 간접수출로 인한 도매상과의 거래를 국내 거래로 무리하게 판단했다"고 했다. 그동안 품목 거래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 소명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제테마는 식약처와의 법리 다툼과 별개로 국내 판매용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허가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진출을 위한 임상 1·2상도 신청한 상태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