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31일 성명을 통해 "11월 5일 예정됐던 전국노동자대회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로 발생한 피해자들을 애도하기 위해서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31일 오전 열린 전간부회의에서 "믿을 수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하는 의미로 11월 5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노동자대회 취소에 따른 후속 대응은 빠른 시일 내에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결정하겠다"며 "산하조직과 조합원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이 총연맹 단위 규모의 행사를 취소한 것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처음이라는 게 한국노총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노총은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사회적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5월1일 10여만 명이 참여할 예정이었던 노동절 집회를 취소한 바 있다.

한국노총은 '주52시간 유연화' 등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노조법 개정을 요구하기 위해 오는 5일 서울 시청역 일대에서 5만명 규모로 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었다.

김 위원장은 31일 오전 시민분향소를 조문하고 전조직은 향후 애도기간 동안 추도 현수막 게시와 리본 패용 등을 통해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을 애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도 31일 오후 1시 용산에서 열기로 했던 '10만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 선포 240시간 집중행동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과 서울지역 거점 순회를 시작으로 240시간 집중 행동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노동자 대회 취소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 발표는 아직 없다.

10만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는 내달 12일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5일까지 정부가 애도기간으로 선포한 상황과 인구 밀집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면 강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