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이중섭·앤디워홀도 그렸다…잡지 표지는 화가들의 도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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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하나의 예술작품, 표지화
구본웅 화백, 현대문학 창간호에
친구인 '천재 시인' 이상을 그려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는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 땀 뻘뻘"
표지, 책의 얼굴이자 '시대의 얼굴'
새로운 디자인으로 기성질서 파괴
'뿌리깊은 나무' 첫 한글 가로쓰기
하나의 예술작품, 표지화
구본웅 화백, 현대문학 창간호에
친구인 '천재 시인' 이상을 그려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는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 땀 뻘뻘"
표지, 책의 얼굴이자 '시대의 얼굴'
새로운 디자인으로 기성질서 파괴
'뿌리깊은 나무' 첫 한글 가로쓰기

천경자·이중섭도 잡지 표지화 그려



미술의 대가들이 잡지 표지나 삽화로 쓰일 그림이라고 해서 소홀히 했을 리 없다. 김환기는 수필 <표지화여담>을 통해 이렇게 고백한 적 있다. “나는 신문잡지에 컷 같은 것을 그리는 데 땀을 뻘뻘 흘린다. 번번이 약속기일을 넘기는 것도 성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재미난 생각이 안 나고 잘 되지가 않아서이다. (중략) 표지장정은 더욱 어렵다. 책의 얼굴이 되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해진다. 속 몸이 아무리 예뻐도 어색한 옷을 입혔다간 우스운 꼴이 되고 말 것이 아닌가.” 당시 기술로는 축소 인쇄가 쉽지 않았다. 표지화를 책 크기에 맞춰 조그맣게 그리는 건 거장에게도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한 편의 작품으로서 표지 그림은 미술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경매사 케이옥션은 2020년 여름 아예 ‘거장들의 소품(小品)전’을 열었다. 잡지에 사용된 한국 미술 거장들의 작품만 모아 놓은 경매였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마르크 샤갈, 뱅크시 등이 표지를 장식한 잡지들은 책값과 무관하게 수백만원에 거래된다.
‘시대의 얼굴’ 잡지 표지
잡지의 표지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회화적 완성도가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대를 이끄는 힘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잡지사들은 독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마다하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은 그 자체로 기성 질서에 대한 도전을 상징한다.
요즘 잡지들은 어떤 잡지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고 문제의식을 드러낼까. 동시대 젊은 예술가들은 여전히 잡지의 동료다. 민음사가 발행하는 문학잡지 ‘릿터’는 매 호 주제에 대한 시각 장르 아티스트의 작품을 표지로 싣는다. 이재민 그래픽디자이너, 류은지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작품이 지금껏 ‘릿터’의 얼굴이 됐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