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IPO 57% 급감…한국도 LG엔솔 이후 침체 지속
전 세계적인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올해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3사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분기 말까지 세계 IPO 건수는 총 992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4% 줄어든 수준이다. 총 조달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14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료=EY한영
자료=EY한영
조달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업종은 에너지였다. 올해 3분기까지 가장 규모가 큰 IPO 5건 중 3건이 에너지 분야에서 나왔다. 반면 소비재 분야는 평균 조달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하며 가장 큰 위축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미주 지역이 가장 급격한 감소세에 직면했다. 이 지역의 IPO 조달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 줄어들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갈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선전했다. 아태 지역의 평균 IPO 금액 규모는 전년 대비 22% 줄어들었지만 글로벌 IPO 조달금액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달했다.

한국의 경우 3분기 말 기준으로 글로벌 IPO 조달 금액의 8.3%를 차지했다.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이는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단일 메가딜의 영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특수가 사라진 2·3분기에는 글로벌 IPO 시장에서 한국의 조달금액 비중이 1% 안팎으로 급감했다.

중국은 올 들어 3분기 말까지 IPO 조달금액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수준에 머물러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태곤 EY한영 전무는 "상장을 준비 중인 회사들과 이를 눈여겨 보는 투자자들은 불안정한 시장 심리가 나아질 때까지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더라도 종전 기대치에 비해서는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