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벨라스케스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등
예술 후원자였던 합스부르크 왕가…빈 미술사박물관 소장품전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등극한 1273년부터 왕정이 몰락한 1918년까지 약 600년간 유럽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예술품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유럽 각지에서 예술품을 수집했고 페테르 파울 루벤스, 디에고 벨라스케스 같은 화가들을 후원했다.

왕가의 예술품들은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박물관에 집대성돼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빈 미술사박물관이 소장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빈미술사박물관과 함께 25일부터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을 연다.

5부로 구성된 전시는 15세기 막시밀리안 1세를 시작으로 20세기 초까지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제나 대공 등이 모은 96점의 미술품을 소개하며 왕가 예술품 수집의 역사를 소개한다.

1부 '황제의 취향을 담다, 프라하의 예술의 방'에서는 프라하에 수도를 두고 수집했던 16세기 루돌프 2세 황제 시대를 다룬다.

그가 '예술의 방'에 전시한 예술품들은 현재 빈 미술사박물관 공예관의 기초가 됐다.

이번 전시에는 '십자가 모양 해시계', '누금 장식 바구니' 등이 나온다.

2부에서는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을 소개한다.

그는 오스트리아 서쪽 지역인 티롤의 암브라스성에 전용 건물을 지었고 진열장 설계와 전시품 배치도 직접 했다.

전시에서는 16세기 유럽에 전해진 야자열매로 제작한 공예품을 볼 수 있다.

3부에는 빈 미술사박물관의 회화가 나온다.

카를 5세부터 시작돼 약 200년간 이어진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수집한 예술품과 스페인령 네덜란드 총독으로 브뤼셀에 부임했던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이 수집했던 이탈리아와 플랑드르 지역의 회화다.

예술 후원자였던 합스부르크 왕가…빈 미술사박물관 소장품전
그중 벨라스케스의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와 루벤스의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안토니 반 다이크의 초상화 '야코모 데 카시오핀' 등이 한국을 찾는다.

4부에서는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시대를 살핀다.

그와 아들 요제프 2세는 왕가의 수집품을 벨베데레 궁전으로 옮기고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18세기 궁정 행사의 장대함을 표현한 회화 '마리아 크리스티나 대공의 약혼 축하연'과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린 그림 등이 나온다.

5부에서는 빈 미술사박물관을 건축한 19세기 프란츠 요제프 1세 시대를 조명한다.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황후 초상화를 볼 수 있다.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는 조선의 갑옷과 투구도 나온다.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기념으로 고종이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것이다.

빈 미술사박물관은 1894년 이를 소장품으로 등록해 보관해 왔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유럽 역사 속 합스부르크 왕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1일까지.
예술 후원자였던 합스부르크 왕가…빈 미술사박물관 소장품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