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1심 속행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1심 속행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8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2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 전 본부장의 진술 태도가 달라진 것은 이 대표가 숨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한 발언에 대해 실망했기 때문으로 법조계 안팎에선 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지난해 대선에서 김 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하자 주변에 섭섭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전까지만 해도 '의리'를 지키겠다며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구속 기한 만료로 출소한 유 전 본부장은 전날 대장동 사건 재판을 받으러 법원에 출석해 일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숨길까 생각했는데 그건 오히려 더 다른 속임을 만드는 것 같다"며 "그냥 법을 믿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며 "구치소 가서 1년을 있어 보니까 깨달은 게 참 많아졌다. 내가 너무 헛된 것을 쫓아다녔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며 "(사람들이) 그걸 바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거는 정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와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추가로 폭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이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 전체가 재미있었다"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특검)을 제안하면서 김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10원 한 장 받은 게 없다?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한국일보 측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내가 지은 죗값은 받겠다. 같이 지은 죄는 같이 벌 받을 거고. 그 사람들이 지은 죄는 그 사람들이 벌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