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를 추모하는 현장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를 추모하는 현장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SPC 계열사(SPL) 제빵공장에서 사망한 20대 여성 노동자 장례식장에 회사 측이 빵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SPC그룹은 21일 "상을 당한 회사 전 직원에게 제공되는 상조 지원품 중 하나"라면서도 "좀 더 세심하게 챙겼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망한 A 씨는 SPL 제빵공장에서 샌드위치 소스 만드는 작업을 하다 교반기에 몸이 딸려 들어가 사망했다.

SPC그룹은 관례에 따라 종이컵, 접시 등 상조 물품들과 추가로 파리바게뜨 빵 두 박스를 A씨 빈소에 지원했다.

이를 발견한 유족 측이 "빵 공장에서 일하다 죽었는데 빵을 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땅콩 크림빵과 단팥빵이 담겨 있었다. 회사 측이 장례식장에 제공하는 빵은 단팥빵, 소보로, 크림빵 등 다양한 종류 중 중 무작위로 전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SPC 측은 "직원들도 A 씨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면서 "회사 조롱하는 의미로 빵을 놓고 간 것처럼 보도가 돼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전날 SPC 계열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고용부는 SPL의 강모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경찰은 평택공장의 공장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이번 사망사고가 혼합기에 몸이 끼이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 조치가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PC그룹도 대국민 사과에 나선다. 허영인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총괄사장인 황재복 대표가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경영 강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