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력 충돌로 100명 가까운 사망자 발생
키르기스·타지크 국경 갈등 재점화…긴장 고조 행위 상호비방
지난달 접경지역 무력 충돌로 1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양국이 국경 문제를 두고 재차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AFP·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키르기스·타지크 양측은 최근 들어 접경지역 군사적 충돌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밝히며,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사진·영상 자료를 각각 공개했다.

공개한 자료 속에는 양측이 접경지역에 참호를 파거나 병력·무기를 옮기는 등 모습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타지크 국경수비대는 "키르기스 측이 접경지역 상황을 악화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들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접경지인 자국 북부 수그드주 이스파라 마을 상공 등에서 키르기스 측의 침범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키르기스 측 역시 "타지크군이 새로운 국경 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조치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양국 간 평화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바크티벡 베크볼로토프 키르기스 국방장관은 이날 수도 비슈케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벨라루스에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매해 조만간 접경지인 서남부 바트켄주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접경지 분쟁 방지를 위해 휴전 통제 및 국경 지역 중화기 철수 등 임무를 수행할 소규모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 배치도 제안했다.

CSTO는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다.

이번 주 초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도 타지크와의 접경지 분쟁 해결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키르기스 서남부와 타지크 북부 국경 지역에서는 소련 붕괴 이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국경선 때문에 양측 주민과 군인들 간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4∼17일에도 이곳에서 양측 국경수비대가 박격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교전을 벌인 탓에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지난달 25일 양국은 무력 분쟁 재발 방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