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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데이터 안전 불감증, 카카오만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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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서비스는 대부분 정상화했지만, 카카오 먹통 사태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데이터센터 전체가 셧다운되는 것을 상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용자만 40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136개 계열사를 통해 금융, 교통, 엔터테인먼트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보기엔 충격적이다.

    제2, 제3의 카카오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국내 정보기술(IT) 기반 플랫폼 회사 대부분이 카카오처럼 민간 데이터센터의 일부 공간을 빌려 쓸 뿐 2중, 3중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같은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두 개 이상 활용하는 ‘이중화(二重化) 체제’를 갖추지 않아 재난에 속수무책이라는 얘기다.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해 IT 플랫폼기업의 기본인 서비스 안정은 소홀히 해온 결과다.

    ‘서버 호텔’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시설이다. 다른 플랫폼 회사도 카카오 사태를 거울삼아 데이터센터 한 곳이 멈추더라도 단절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스스로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다양한 장애 사고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고 도상 훈련을 통해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복구 능력을 높여야 한다. 안전 관리는 서비스는 물론 회사의 연속성이 달린 문제 아닌가.

    당정은 재난 시 서비스 지속을 위한 이중화 조치를 기간통신사업자와 마찬가지로 부가통신사업자에도 의무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시장실패로 규정하고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후진적 규제나 산업 역동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규제는 피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조차 글로벌 무대에선 미국 빅테크 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위에 있다. 이런 상황에 섣부른 규제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만 가중해 미래 산업을 위축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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