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정부가 신설 추진 중인 재외동포청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대한민국 첫 공식 이민이 인천항에서 출발한 역사적 사실과 국내 유일의 이민사박물관 보유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재외동포청 인천 설치를 공식 요청했다. 이어 지난 5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재외동포청의 인천 유치에 협조를 구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4일 유럽한인총연합회와 재외동포청 유치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기관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유럽한인문화타운 조성을 추진한다.

인천은 국내 유일의 이민사박물관을 월미도에 운영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어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외교부 청사가 있는 서울과 가까워 750만 재외동포가 고국에 왔을 때 행정업무, 관광, 숙박 등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최초 공식 이민은 1902년 12월 22일 제물포에서 시작됐다. 일본 여객선 겐카이마루호에 탄 121명의 한국인은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1903년 1월 13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했다. 하와이로 건너간 동포들의 성금으로 인하대가 설립됐다.

시는 이민사 120주년을 기념하고 재외동포청 유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이민사를 조명하는 사진·영상 특별전, 하와이 이민자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회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재외동포청을 인천에 유치하면 세계 한상인 네트워크와 연계해 투자유치, 해외 취업 등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어갈 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